한국 사회에서 ‘좌표를 찍는다’는 표현은 본래 지도상의 위치를 표시하는 말이지만, 인터넷과 SNS 문화 속에서는 전혀 다른 뉘앙스로 자리 잡았다. 특정 인물이나 게시물, 단체의 정보를 공유해 집단적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2010년대 중반 디시인사이드, 일간베스트,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기 시작한 이 표현은, 누군가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면 “좌표 찍어라”라는 말과 함께 그 사람의 SNS 계정, 가게 위치, 기사 댓글 창 링크 등이 공유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이후 다수의 네티즌이 해당 공간에 몰려가 비난 댓글을 달거나 별점 테러를 가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현재는 두 가지 맥락에서 주로 쓰인다. 하나는 온라인 집단행동의 신호로서, 혐오 발언이나 범죄 행위가 알려졌을 때 ‘좌표’를 찍어 네티즌들이 항의·신고에 나서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가벼운 농담이나 팬덤 문화 속에서 특정 게시물을 함께 보거나 응원 댓글을 남기자고 할 때 쓰인다. “좌표 찍어줘”라는 표현이 단순히 링크 공유 요청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개인의 주소나 신상정보가 좌표로 공유될 경우 ‘신상털기’나 사이버 폭력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논란과 법적 문제를 낳기도 했다. 결국 ‘좌표 찍기’는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특유의 집단 동원력과 실시간 행동 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은어로 자리 잡았다.
요약하면, ‘좌표 찍는다’는 말은 단순히 위치 공유가 아니라, 디지털 군중을 목표 지점에 집결시키는 신호로서 한국 인터넷 문화에서 강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