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춘미칼럼>인왕산 자락, 윤동주의 하늘과 마주 걷다

늦가을의 서촌은 오래된 시집의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는 듯했다. 경복궁역 1번 출구, 인왕산과 윤동주 시인을 같이 느끼자고 모인 ‘마중물독서회’ 일본인 회원들 다섯 명의 얼굴 위로 바람이 첫 문장을 열어주고 있었다. 단풍의 마지막 잎새들이 질서를 지키듯 떨어지는 계절. 늦가을 우리는 그 잎새의 속도에 마음을 맞추어 인왕산을 올랐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걷는 마음으로.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은 빛과 그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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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중학교 소리샘예술단 공연

2025년 12월 15일, 일본 동경한국학교 강당이 깊은 울림과 감동으로 가득 채워졌다. 국립국악중학교 소리샘예술단이 펼친 특별 공연이 학생들과 교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우리 전통문화의 힘을 생생히 전한 것이다. 이날 공연은 해외에서 생활하며 성장하는 재외동포 자녀들에게 ‘우리의 소리’와 ‘우리의 몸짓’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뜻깊은 문화 체험의 장이었다. 국립국악중학교는 1955년, 중·고등학교 6년 과정의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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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칼럼 55> jky의 영어 이야기

– 성경의 위대한 인물이 EPL 축구장에? – 해외 축구를 시청하다 보면 축구 선수들 중에 유난히도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은퇴한 선수로 데이비드 배컴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축구가 아닌 농구 선수 중에 마이클 조던도 그러하다. 데이비드는 David 즉 성경의 위대한 인물인 다윗을 의미하며, 크리스티아누는 그리스도(Christ)의 포르투갈식 이름이다. 마이클(Michael)은 천사장 미가엘을 의미한다. 가브리엘 천사의 이름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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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차세대육성 한일문화예술교류 한마당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맞아 차세대 중심의 문화예술 교류 확대 2025년 12월 8일 일본 도쿄 나카노 구민홀(제로홀)에서 제3회 차세대육성 한일문화예술교류 한마당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한일문화예술교류협회(회장 하귀명, 이사장 이훈우)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청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재일동포와 일본인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하 회장은 개회사에서 “문화와 예술은 국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며 “한·일 국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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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11)대입 개편, 이상은 찬란하지만 현실은 더디다

현장을 외면한 교육개혁은 또 다른 혼란만 초래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내놓은 2028·2033·2040 대입 개편안은 미래 역량, 공정성, 교육 기회의 균형이라는 큰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건물의 설계도만 화려할 뿐, 그 건물을 지을 기술자·예산·자재가 모두 부족한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 개편안은 방향성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검증 체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정시 비율 폐지” ― 학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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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칼럼 54 jky의 영어이야기

– J로 시작하는 성경 영어 2 – <J>로 시작하는 영어 성경 속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예수님(Jesus), 야곱(Jocob), 그리고 야고보(James)에 대해 알아보았다. 외형적으로 <J> 형태이기 때문에 <우 또는 이>와 유사한 발음이 되는 한글 성경이 잘못된 것이고, <J>로 발음되는 영어 성경이 제대로 된 발음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어 성경 인물 중에 <J>로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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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10] 자녀의 행복을 지키는 부모의 조건(역할)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깁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소중함’이 때로는 자녀의 발목을 잡고 성장을 억압하는 굴레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행사하는 과도한 통제와 소유 의식은 아이의 행복을 가장 먼저 해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감히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그 자녀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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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창의성이 피어오르는 순간 ― 일본 대학 교실에서 본 작은 혁명

대학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발표하는 것을 보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며칠 전 내 수업에서 벌어진 장면은 그 익숙한 풍경을 완전히 뒤바꿨다. 한 학생이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실체로 구현해낸 것이다. 그는 발표를 시작하자마자 유튜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순한 BGM을 틀었다. 그리고 그 배경음악을 무한 반복으로 흐르게 하는 동시에, 다른 컴퓨터에서는 AI 음성을 연동시켜 발표자의 ‘상대역’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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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졸레 누보 황금기의 종말과 성숙한 소비의 시대

2000년대 초반, 필자가 일본 유학을 왔던 시기,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만 되면 일본 뉴스는 어김없이 보졸레 누보에 들썩이곤 했다. 비행기로 막 공수된 ‘갓 만든 첫 와인’이 도착하면 공항 활주로에서 상자를 옮기는 장면까지 뉴스로 다뤄질 만큼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 열기는 일본 사회가 프랑스 문화에 품고 있던 동경과, ‘그 해 처음 생산된 와인을 가장 먼저 맛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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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칼럼 53> jky의 영어이야기

– J로 시작하는 성경 영어 – 유학 시절 만난 외국인 중에는 필자의 성(Jung)을 보고 <Mr. 정>이라는 표현 대신 <Mr. 융>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정>씨 성을 가진 어떤 교수님께서 자신의 성을 영어로 <Jung> 대신 <Chung>이라는 스펠링을 사용하는 사례를 통해 J라는 스펠링이 우리말 발음으로 <으> 또는 <이>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고 있었으나, 나의 이름이 실제로 <융>으로 불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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