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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본의 그라비아 아이돌이 보여준 AI의 새로운 가능성

도쿄에서 열린 AI 행사에 참석했다. 수많은 기업과 연구소, 스타트업이 각자의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지만, 그날 내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의외로 한 그라비아 아이돌의 발표였다. 그녀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자신을 ‘AI 콘텐츠 프로듀서’라 소개했다. 스스로 회사를 세우고, 자신의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영상을 만들며, 사진집과 굿즈까지 제작·판매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놀라움을 넘어, AI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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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울려 퍼진 한가위의 울림

2025년 10월 3일,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동경한국학교(교장 한상미)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초등부 전교생 720명이 참여하여 진행된 ‘나라 사랑의 날’은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민족의 뿌리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모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행사에 참여했다. 다채로운 색감의 옷자락이 교정 곳곳에서 어우러져 도쿄 한복판에 작은 한국 마을이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교시는 교장 선생님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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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규율이 만든 질서, 그리고 그 그림자

도쿄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 전체가 정돈된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길거리는 항상 깨끗하고, 자전거도 지정된 구역에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신호 위반 차량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같은 풍경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규범과 제도의 결과이다. 일본 사회에서는 아주 어릴 적부터 규칙을 지키는 습관을 강조한다. 유치원에서 줄을 서는 법, 차례를 기다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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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의 경고, 그리고 일본 사회의 태도

8월 28일 저녁, 나는 우연히 TV를 켰다가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아사히 TV에서 “거대 지진은 반드시 온다! 간토 직격 X데이”라는 경고를 본 것입니다. 수도 도쿄와 도쿄만 일대를 향해 “6개월 내 대지진이 닥칠 수 있다”는 선언 같은 경고가 전파를 타고 흘렀습니다. 공영방송에서 내보낸 내용이라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수도권을 강타할 대지진이 곧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황금 시간대에 공중파 방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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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알고 지켜야 할 책임

(적산궁 앞에 선 필자) 얼마 전 일본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교토는 일본의 옛 수도였고, 한국의 경주와 비슷한 고도(古都)입니다. 골목마다 역사가 흐르고 오래된 사원과 신사가 도시를 지탱하고 있어 좋고 왠지모를 묘한 익숙함마저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한국의 경주를 연상시키는 고도(古都)의 풍경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옛 에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교토 곳곳에는 의외로 한국과 연결된 자취가 많다는 사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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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금 도쿄에서 가장 핫한 곳,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에 탄생한 뉴우먼 다카나와

9월 12일,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역 앞에 ‘뉴우먼 다카나와’가 문을 열었다. 개장 첫 주말에는 180여 개 점포에 몰린 인파로 긴 줄이 이어졌다. JR의 차량 기지였던 약 9.5헥타르 부지를 재개발해 상업시설,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문화창조시설까지 품은 대규모 복합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도쿄는 최근 시부야, 도라노몬, 야에스 등에서 잇달아 대형 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다카나와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통 요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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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쿄 도심 6구, ‘강남 3구’를 닮은 부동산 집중 현상

도쿄의 집값 상승세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심 6구라 불리는 치요다구, 주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분쿄구, 시부야구는 서울의 ‘강남 3구’와 비견되는 상징성을 갖는다. 도쿄 전체에는 23구와 여러 시 등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도심 6구는 경제·문화·정치의 중심지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핵심 지역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도심 6구의 중고 맨션 평균 희망 매매가격은 70㎡ 기준으로 1억7030만 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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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그리고 ‘조복(造福)’의 가르침

나는 경상북도 의성군 다인면 신하리 537번지에서 태어났다. 10형제 중 아홉째로, 머슴이 네 명이나 있던 비교적 넉넉한 집안이었지만, 삶의 바탕은 늘 흙과 땀의 무게였다. 계절마다 이어지는 농사일은 어린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들녘의 바람과 흙냄새 속에서 자라난 기억은 지금도 내 삶의 깊은 뿌리로 남아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 무렵, 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나시면서 삶은 크게 바뀌었다. 안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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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무덤(耳塚) 앞에서 배우는 역사의 교훈

교토의 여름은 푸르른 호수와 고즈넉한 사찰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고요한 풍경 속에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상처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 최대 담수호순인 비와코를 거쳐 나는 교토에서 조선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호화롭게 서 있는 ‘토요토미히데요시’의 사당(신사) 맞은편에 초라하게 자리한 ‘귀무덤’이라 불리는 봉분 하나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은 코무덤이라고 한다. 여행길에서 마주 한 ‘귀무덤(耳塚)’은 역사의 아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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