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귀의 고향 추억

겨울이 문턱에 다가서는 날 아침. 앞이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를 헤치며 출근길에 나선다. 자동차 전조등 불빛조차 흐릿하게 번지는 길 위에서 문득 삶도 이 안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눈앞의 한 걸음조차 분간하기 어렵다.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 모든 것은 달라진다. 운동장 한쪽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안개를 밀어내고 마음속까지 환하게 비춘다. 창밖으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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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6

낯선 땅에서 배운 ‘함께’의 의미 사람은 때로 여행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배우게 된다. 영국 유학 생활 3개월째, 낯설던 풍경과 언어, 문화가 조금씩 익숙해질 즈음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두렵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유학생들끼리도 정이 들고, 홈스테이 가족들과도 웃으며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이 열리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더 큰 세상을 향해 움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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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5

수업이 끝난 평일 저녁이나 수업이 없는 휴일이면 나는 으레 동네의 작은 펍(Pub)으로 향하곤 했다. 영국 시골의 펍은 한국의 생맥주집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더 느리고 따뜻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오래된 나무 의자와 삐걱거리는 바닥, 사람들의 낮은 웃음소리,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흑맥주의 향기까지…. 그곳에는 바쁜 세상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나는 늘 한 잔에 1파운드 하는 흑맥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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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4

영국에서의 공부는 월요일 아침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는 솔직히 말해 ‘굿모닝’과 ‘하우 아 유’를 백 번쯤 반복하다 끝나는 영어 회화식 공부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첫날부터 일정표는 전투적이었다. 실습, 토론, 현장 활동, 문화 체험, 공연, 인터뷰, 팀 프로젝트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게다가 스텝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우리를 기다려온 사람들처럼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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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바뀌어야 학생들이 살 수 있다

최근 교육 현장은 깊은 혼란 속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고 있다. 바로 6월 3일 교육감 선거다. 이번 선거에는 유난히 교사 출신 후보들이 많이 출마했다. 오랜 교육 현장 경험을 내세우며 다양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한 경력이나 구호가 아니다. 과연 누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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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3

“영국이라….” 비행기 창문 밖으로 회색빛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슴이 이상하게 뛰었다. 어릴 적 역사책에서 보았던 나라. 한때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며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런던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까지도 나는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빅벤, 신사모자, 셜록 홈즈, 빨간 2층 버스, 안개 낀 템스강…. 머릿속에는 이런 이미지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영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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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2

나는 당시 키 175센티미터에 몸무게 72킬로그램으로 제법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 내내 시골에서 농사일을 도왔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핸드볼 선수로 뛰었던 덕분이었다. 요즘처럼 헬스장에서 만든 근육은 아니었지만 햇볕과 흙 그리고 땀으로 다져진 몸매였다. 그런 나를 홈스테이 집 아주머니는 유난히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유 해브 갓 갓-기븐 바디!”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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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국 유학기 1

벼룩은 자기 몸집의 200배나 되는 높이를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한다. 한 시간에 천 번을 뛰어오르고, 자기 몸무게의 수만 배가 넘는 물건도 끌어당기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벼룩도 작은 상자 안에 오래 갇혀 지내면 달라진다. 뚜껑이 있는 높이까지만 뛰는 습관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나중에 뚜껑을 열어주어도 벼룩은 더 이상 높이 뛰지 못한다. 이미 자기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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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수학여행, 누구의 탓인가

나는 5학년 때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온 시골에서 자란 촌놈이다.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처음 경주를 갔다. 기차도 처음이었고 3층 집도 처음이었다. 불국사와 첨성대를 바라보던 그날의 감동은 아직도 또렷하다. 고등학교 때는 비 오는 설악산을 오르며 친구들과 우정을 쌓았고, 선생님 몰래 불 꺼진 방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속에 청춘의 열기를 식히던 숙소의 밤, 불국사 앞에서 나무판에 그림을 그려주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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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이어가는 학교의 역할

학교는 본질적으로 느리게 변하는 공간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학교가 쉽게 방향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보수성이 아니라, 한 사회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 온 가치와 전통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달해야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유행을 따르는 일이 아니라, 시간의 검증을 통과한 것들을 이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흔히 ‘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 과장이 아니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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