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칼럼 59> jky의 영어이야기

– 문법 상담을 마치고 –

#문법 #언어 #영어 #영문법 #새도우 리딩(shadow reading)

어제 점심 식사를 같이하면서 저녁 먹기 전까지 쉬는 시간 없이 풀타임으로 마라톤 영어 학습 상담을 했다. 곧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회생활을 해보니 영어 실력으로 인해 피해가 현실이 됨을 처절히 체감하였다고 한다. 이제야 영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나 너무나 막막하여 영어학습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나절 상담 혹은 지도로 한 사람의 영어 실력 향상을 보장할 수는 없다. 보장해서도 안 된다. 만일 보장한다고 하면 그건 거의 사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만, 여태껏 영어학습에 흥미를 잃었거나 흥미를 갖지 못하여 영어를 어렵게만 느끼며 영어 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경우라면 공부할 마음이 있는 순간이 희망이요 기회라고 생각한다. 상위권 학습자보다 이렇게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이 오히려 학습 효과가 좋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그래서 이런 학습자들에게 필자가 시도하는 전략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학습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왜?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니까!

영어학습 상담을 위한 워밍업 단계로 <교육이 희망>인 사례를 먼저 살펴본다. 영포자(영어 포기자) 수준의 학생들이 기초를 잡아주었더니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수능에서 전국 상위 1% 내외의 성적을 거두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사례, 내신 9등급 정도의 학생이 꾸준한 내신 성적 향상을 인정받아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사례 등을 통해 학습자의 마음가짐에 희망의 불씨를 넣어준다. 학습 내용보다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내용을 주입하기보다 스스로 학습할 능력을 길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동기부여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본격적으로 영어학습을 위한 기초 작업에 들어간다. 영어의 기본적인 문장 구조인 SVOC(주어-동사-목적어-보어)로 영어의 모든 문장이 구성됨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우리말에 없는 (혹은 다른) <보어>에 대해 탐색한다. 보어라는 말의 정의부터 시작하여 ‘왜 보어가 필요한지’, 그리고 ‘보어의 쓰임’까지 정리하고 나면 영어의 문장 구조가 학생의 마음속에 자리하게 된다. 학생에게 문장 구조를 설명해 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학습 확인 절차다.

문장 구조에 대한 설명의 백미는 소위 비정형 동사 혹은 준동사라고 불리는 동명사와 부정사 그리고 분사에 대한 이해다. 문장 구조상 명사가 필요한데 명사가 없으면 <동사를 차용하여 명사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명사>임을 설명한다. 아울러 <명사>를 글자 크기에 비례하여 읽어보게 한다. 즉 <명사>는 명사이기에 문장에서 명사가 하는 모든 역할(주어, 목적어, 보어)을 다하며, 동사 출신이기에 동사의 모든 역할을 다하는 멀티 기능어임을 스스로 알게 한다. 그런데 <명사>가 동사 출신임을 증명하는 흔적이 바로 <~ing>를 붙이는 것이며, 이렇게 영어는 흔적의 영어임을 아는 과정을 거친다. 즉 동사 출신인데 동사가 아닌 부정사의 경우 to가 있는 to 부정사와 to가 없는 부정사(혹은 원형부정사), 그리고 동명사와 형태는 같지만, 기능이 달라 형용사의 역할을 하는 현재분사와 과거분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 이렇게 동명사와 부정사, 그리고 분사는 의미상 주어에 의해 형태가 정해지지 않는 비정형 동사일 것을 이해하고, 이들의 형태와 문장에서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면 이제 영어는 암기가 아닌 이해의 영역임을 알고 학생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문법 구조를 나타내는 나무 모양의 그래픽. 나무 줄기에는 '동사'라는 문법 요소가 있고, 가지에는 다양한 문법 범주가 적혀 있음. 배경은 교실로 보임.

마무리 전 단계는 우리말에 없어서 영어를 어렵게 느끼는 관사의 이해 시간이다. 영어는 명사를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로 구분하는 것이 언어적 약속이며, 이 언어적 약속을 소위 문법이라고 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부정관사와 정관사라는 말의 뜻과 쓰임을 확인해 준다. <물질명사, 추상명사…> 이런 식의 분류에 의한 관사를 알고 있던 학생들은 이제 영어는 암기가 아닌 이해의 영역임을 알고 좋아하는 모습이 보인다.

문법이라는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문법이란 사람 간의 소통을 위한 언어적 약속일 뿐이다. 문법이라는 말의 무게감으로 인해 문법을 어려워할 게 아니라 그저 생각하는 힘을 요구하는 이해의 영역임을 알게 하면 문법이 오히려 쉬워질 수도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학습 내용에 빨려 들어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교사는 목이 아프면서도 희열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교사가 좋은 직업이다! 학습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습자의 환한 미소 속에 오늘도 난 상담의 보람으로 행복한 교사임을 고백한다!

두 남성이 사무실에서 작업 중인 모습. 한 남자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다른 남자는 옆에 서 있다. 배경에는 창문과 테이블 위의 물건들이 보인다.

댓글 남기기

EduKorea New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