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를 밀어 다치게 한 초등학교 1년생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친구를 밀어 다치게 했더라도, 그 행위만으로 곧바로 학교폭력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또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상적인 갈등인지, 학교폭력으로 다뤄야 할 정도의 행위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는 초등학교 1학년이던 A군 측이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의 학교폭력 관련 재결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2023년 3월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에서 발생했다. A군은 약 80㎝ 높이의 무대에서 떨어져 무릎을 다쳤고, A군 부모는 같은 반 B군이 자신들의 아이를 밀어 다쳤다며 같은 해 12월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B군에게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지만, 행정심판위원회는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해당 조치를 취소했다. 이에 A군 측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군의 행동을 학교폭력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2심은 사건 당시 B군이 만 7세에 불과했고,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서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B군이 다음 날 A군에게 사과했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도 사과한 점, 부모 역시 A군 부모에게 사과하고 상담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점 등이 고려됐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역시 사건의 고의성과 심각성은 낮고 반성과 화해의 정도는 높다고 평가했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법률상 폭력의 형태에 해당하는지만 살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렇게 판단할 경우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학생 간의 모든 갈등과 분쟁이 학교폭력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 학생의 보호뿐 아니라 가해 학생 역시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행위의 정도와 발생 경위, 사건 전후의 상황, 학생들의 나이와 관계, 피해 학생 보호의 필요성,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와 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판결은 특히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의 대상 연령에도 이르지 못한 저학년 학생들의 신체적 다툼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폭력으로부터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어린 학생들의 사소한 다툼까지 일률적으로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규정할 경우, 교육적 해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은 보여준다. 저학년 학생들의 갈등을 바라볼 때에는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성장과 교육이라는 학교의 본래적 기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판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