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겨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 페어 종목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의 미우라 리쿠·기하라 류이치 조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58.1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과 합산한 최종 총점은 231.24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이 올림픽 피겨 페어와 아이스댄스를 포함한 커플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그동안 남녀 싱글에서 다수의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페어 종목에서는 올림픽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미우라·기하라 조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트 도중 균형이 흔들리며 5위에 머물렀다. 선두와의 격차는 6.9점이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현행 국제빙상경기연맹 채점 체제 도입 이후 올림픽 페어에서 나온 최대 점수 차 역전으로 기록됐다.
프리에서 두 선수는 3회전 트위스트 리프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 3연속 점프 시퀀스와 리프트, 스로 트리플 러츠, 트리플 루프까지 큰 실수 없이 수행했다. 쇼트에서 흔들렸던 리프트 요소도 깨끗하게 만회했다. 기술 점수와 구성 점수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58.13점은 올림픽 프리스케이팅 기준 세계 최고점이다. 종전 기록은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미시나·알렉산드르 갈리아모프 조가 2022년 유럽선수권에서 세운 157.46점이었다.
연기를 마친 뒤 두 선수는 링크 위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조의 점수가 발표되며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하라는 오열했고, 미우라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미우라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전날 실수 이후 다시 끌어올린 것이 가장 기쁘다. 준비해온 것을 모두 보여줬다”고 밝혔다. 기하라는 “쇼트가 끝났을 때는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답이었다”고 말했다.
2019년 팀을 결성한 두 선수는 2022년 베이징 대회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번 개인전 금메달을 더해 올림픽 통산 3개의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쇼트프로그램 1위였던 독일의 미네르바 파비안 하제·니키타 볼로딘 조는 총점 219.09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인 중국의 쑤이원징·한충 조는 208.64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이번 금메달로 일본은 대회 전체 메달 수를 18개로 늘렸다. 이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자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과 같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