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4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 강당에서는 제41기 수료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27개 학급 650명이 한 해 동안 수업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600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전체 수강생 중 120명은 단 한 차례의 결석도 없이 과정을 마쳐 개근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료증은 전체 수업의 70% 이상을 이수한 학생에게 수여된다.
이날 강당에는 학생과 학부모 등 1,000여 명이 모여 자리를 가득 메웠다. 수료식의 막은 사물놀이반 학생들의 힘찬 가락으로 올랐다. 장구와 꽹과리, 북소리가 어우러진 흥겨운 무대는 교정에 한국의 숨결을 불어넣었고, 객석에서는 자연스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학교장은 한 해 동안 성실히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묵묵히 뒷받침해 온 학부모, 그리고 헌신해 온 교사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수료증 수여와 함께 개근상 및 도서문화상품권(1만 원 상당) 전달이 진행됐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학생들은 또박또박 무대에 올라 수료증을 받아 들었고, 객석에서는 가족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특히 개근상 수상 장면에서는 '잘했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전 학급이 참여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 동요 합창, K-팝 댄스, 전통무용, 그리고 또박또박한 한국어로 전한 소감 발표까지 무대는 다채로웠다. 무대 위 아이들은 일본에서 태어나거나 성장했지만, 한국어로 꿈을 이야기하고 한국 노래를 부르며 또 하나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강당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가득 찼다. 수료식이 끝나고 운동장에서는 교재를 서로 나누는 책나누기 행사도 개최되어 좋은 반응을 받았다.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의 발걸음은 1993년 11월 27일, 20명의 학생으로 시작됐다. 이후 3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2025년 기준 누적 수료생 1만 2천 명을 배출했다. 현재도 매년 6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글과 한국 문화, 역사를 배우고 있다. 2026학년도에는 533명의 신입생을 맞아 26개 학급을 새로 편성했다. 세계 각지의 한글학교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해외에서의 민족교육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전 세계에는 약 720만 명의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지만, 정부가 운영하는 재외한국학교는 35개교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토요학교와 같은 한글학교는 정체성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생들은 평일에는 현지 정규학교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한글학교에서 모국어와 역사를 배우며 뿌리를 다진다. 두 문화를 이해하고 두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기반이 바로 이곳에서 마련되는 셈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는 2,500여 개의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규모와 여건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는 분명하다. 모국어를 통해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 속에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날 수료식이 끝난 뒤, 한 학부모는 '아이의 한국어 발표를 들으며 눈물이 났다'며 '이 학교가 있어 우리 아이가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밝은 얼굴과 교사들의 땀, 학부모들의 응원이 어우러진 강당의 풍경은 단순한 졸업 행사를 넘어, 해외 민족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도쿄의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아이들의 한국어 노래는 단지 공연이 아니라 약속이었다. 어디에 살든, 어떤 언어를 쓰든,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더 넓게 나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한글학교의 교실에서 자라난 이 다짐이 앞으로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그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