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응시한 한국 사회의 비극: 『세 번 속은 땅』
제윤경의 『세 번 속은 땅』을 읽으며 나는 이것이 소설이라기보다, 사회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잔인한 군무(群舞)처럼 느껴졌다.무용가에게 ‘빚’과 ‘실패’는 몸의 정렬을 무너뜨리는 무거운 중력과 같다. 작가는 금융과 정치라는 차가운 언어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자유로운 도약을 금지당한 채 땅으로 꺼져가는 인간의 신체적 비극을 집요하게 포착해낸다.성실하게 살려 했던 이들이 구조라는 거대한 압력에 사지가 꺾여 나가는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