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 진학할 때 재외국민 전형은 중요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한국과 외국의 국적을 함께 가진 복수국적 학생이라면 대학 입시 준비 못지않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지원 당시의 국적 상태와 국적 변경 절차다.
특히 대학 입시는 원서 접수 당시의 지원 자격과 제출 서류를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서 접수 이후 국적이 변경되거나 국적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해당 대학의 모집 요강과 입학처 확인이 필요하다. 단순히 ‘복수국적자이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다’거나 ‘국적이 바뀌면 반드시 입학이 취소된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학과 전형에 따라 적용 기준과 제출서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입학처는 재외국민 전형 관련 질의에서 복수국적자에 대해 특별한 제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해당 전형의 경우 교육과정 이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지원 자격을 판단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복수국적자의 경우 국적별 여권과 출입국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한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도 복수국적 학생이 외국 여권과 한국 여권을 함께 제출하고, 각종 시험 성적이나 학교 서류에 서로 다른 국적 정보가 기재된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가 입학처에 접수되고 있다. 2026년 연세대학교 입학처의 공개 Q&A에서도 복수국적으로 인해 서류상의 인적 사항이 다르게 기재된 경우 동일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권장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국적의 숫자 자체보다 지원 당시 학생의 법적 국적 상태와 제출 서류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그리고 원서 접수 이후 그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다. 국적을 바꾸는 시점이 입시 일정과 겹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특히 대학 지원을 준비하면서 국적이탈이나 국적 선택, 국적 취득 등의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학생이 대학 원서 접수 당시에는 한국 국적을 보유한 복수국적자였지만, 이후 외국 국적을 선택하거나 대한민국 국적 이탈 절차가 완료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외국 국적을 가진 학생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학 입시 일정과 국적 관련 절차가 겹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신청 했다’는 사실과 ‘법적으로 국적이 변경 됐다’는 시점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다. 국적 이탈의 경우에도 단순히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즉시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상 국적이탈 신고가 수리되거나, 국적 이탈 허가가 이루어지는 시점 등이 법적 국적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학 원 서접수 시점과 합격 후 등록 시점 사이에 국적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 반드시 해당 대학 입학처와 관계 기관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학생이라면 병역 문제까지 함께 살펴야 복수국적 남학생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성 복수 국적자는 병역의무와 연계해 국적 선택 및 국적이탈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적용받는다. 현행 안내에 따르면 병역 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은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병역의무 이행 여부와 출생 및 성장 배경 등에 따라 국적이탈 가능 시기와 절차에도 차이가 있다.
특히 남학생이 외국에서 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국적 문제와 병역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출생지, 부모의 국적, 해외 거주 및 성장 과정, 대한민국 국적 취득 경위, 병역 준비역 편입 여부 등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질 수 있다.
법무부 역시 해외 거주 복수국적자의 국적 선택이나 국적이탈 문제를 안내하면서,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기간 내 신고 등을 하지 못하는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일본의 주일본대사관과 주나고야·주오사카 총영사관 등에서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국적 관련 설명회도 진행됐다. ‘국적 취득 신청’과 ‘국적 취득 완료’는 다르다.또 하나 주의할 부분은 국적 관련 행정절차에 걸리는 시간이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국적을 바꾸기로 결정했으니 곧 변경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행정절차는 신청과 심사, 결정 및 통보 등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국적 이탈 허가의 경우에도 신청서 제출 이후 접수, 심의, 결정, 통보 등의 절차가 이루어진다. 법무부가 정한 절차에 따라 심의가 필요한 사안도 있기 때문에, 대학 원서 접수 일정과 국적 관련 행정절차의 완료 시점을 단순히 동일하게 예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대학 지원을 앞둔 학생이라면 ‘언제 신청했는가’보다 ‘언제 법적으로 국적 상태가 변경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마다 세부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재외국민 전형은 모든 대학이 동일한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대입 정보 포털의 대학별 전형 자료에서도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의 지원 자격과 제출 자료가 대학별 모집 요강에 따라 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 사람의 과거 경험만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같은 복수국적자라도 지원 대학, 지원 전형, 교육과정 이수 형태, 부모의 국적, 학생의 국적 취득 경위 등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과거에 다른 학생이 아무 문제 없이 입학했다고 해서 현재 지원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입시 제도와 대학별 모집 요강은 매년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국적 학생이 재외국민 전형을 준비한다면 최소한 다음 사항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원서 접수일 현재 학생의 정확한 국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한국 여권과 외국 여권을 각각 가지고 있다면 여권 정보와 학교생활기록, 성적증명서, 각종 시험성적표의 이름과 국적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과거 다른 국적의 여권을 사용한 기록이 있다면 해당 대학이 요구하는 과거 여권 사본이나 출입국 사실 증명 등의 제출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연세대학교는 복수국적 또는 외국 국적 취득, 여권 교체 등의 경우 해당 여권별 출입국 사실 증명과 여권 사본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넷째, 국적이탈·국적선택·국적취득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 신청일, 심사 진행 상황, 허가 또는 수리 여부, 실제 국적 변경일을 구분해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다섯째, 원서 접수 이후 국적 상태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면 원서 제출 전에 해당 대학 입학처에 서면으로 문의해 답변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격’보다 중요한 것은 입학 자격의 최종 확인이다. 대학 입시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학생이 어렵게 합격한 뒤 국적이나 제출 서류 문제로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는 상황이다. 특히 재외국민 전형은 일반적인 국내 학생 전형과 달리 해외 체류 기간, 학력, 국적, 가족관계, 출입국 기록 등 여러 자료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서에 기재한 내용과 실제 공적 서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 추가 소명이나 서류 제출이 요구될 수 있다.
더욱이 지원 자격이나 제출 서류에 관한 사항을 허위로 기재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경우에는 합격이나 입학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복수국적 학생에게 국적 문제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대학 지원 자격과 제출 서류, 병역 문제, 향후 대학 생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입시 변수다. 특히 국적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과 대학 원서 접수 및 합격자 발표, 등록 일정이 겹치는 학생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국적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아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지원 대학의 최신 모집 요강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입학처와 법무부·재외공관 등 관계 기관에 사전에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 입시는 원서 접수 순간부터 시작된다. 복수국적 학생이라면 성적과 서류 준비뿐 아니라 자신의 국적 상태가 언제, 어떤 법적 절차에 따라 변하는지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대학 진학 과정에서 불필요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