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시리즈 갈무리 : 광복절과 일본어 남용 문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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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7회(84~90편)에 걸쳐 월드컵 시리즈로 축구 종가 England라는 용어, 바이킹 침공 관련 당사국인 잉글랜드와 노르웨이 경기, 노르만 정복의 당사국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 등 각국 대표팀 이름과 얽히고설킨 역사까지 파헤치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번 월드컵 시리즈에서 <파이팅>이 쏘아 올린 일본어 남용 문제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루다 보니 시나브로 광복절이 지나고 곧 한글날이 다가온다. 일본어 남용 문제가 남긴 질문은 “우리의 언어는 진정 해방(Liberation)되었는가?”이다.
며칠 전 필자가 속한 어떤 단톡방에서 후배 선생님이 올린 내용 중에 우리나라의 광복절은 <Independence Day가 아니라 Liberation Day>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독립운동을 영어로 Independence Movement라 하고, 독립투사를 Independence Fighter라고 한다. 또한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는데, 미국은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라 하고, 우리나라는 광복절(Liberation Day)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Independence>와 <Liberation>의 차이는 무엇일까?
독립을 뜻하는 영단어 Independence는 <dependence(의존, 매달림)>와 <~가 아님>을 의미하는 접두사 <in>이 결합하여 스스로의 국가 즉 주권 국가가 된다는 뜻이다. 영국이 미국 땅을 개척(?)하여 식민지 상태로 통치하던 상황에서 미국 현지의 영국인들이 영국으로부터 의존 상태를 벗어나 신생 주권 국가를 선포한 것이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생 국가가 아닌 찬란한 역사를 가진 오래된 주권 국가였다. 그러다 일제의 침탈을 당해 강요된 억압 생활을 하다가 억압 상태로부터 해방되었기 때문에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찾은 날>의 의미로 (독립기념일이 아닌) 광복절(Liberation Day)이라고 한다.

미국의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을 자녀가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분가한 경우라고 한다면, 한국의 광복절(Liberation Day)은 무장 강도의 침입으로 감금된 집주인이 억압과 감금 상태에서 풀려나 내 집을 되찾은 경우라고 보면 된다. 1945년 8월 15일에 우리는 완벽한 독립(Independence)을 이루지 못하고, 일본이라는 족쇄에서는 풀려나(Liberation) 3년간의 미군정과 소련 군정을 거쳐야 했다. 헌법 제정과 공포(1948년 7월 17일)에 의한 진정한 의미의 독립(Independence) 즉 자주적인 정부 수립은 3년 뒤(1948년 8월 15일)에야 이루어졌다.

7주간의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파이팅(fighting)이 쏘아 올린 일본어 또는 일본식 영어인 재플리시 남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았다. 구두, 가방 또는 라면처럼 우리말로 굳어진 단어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결승전 대신 결승 경기라고 표현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우리말로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표현을 굳이 일본식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 언어의 선택과 사용은 사용하는 사람 또는 국가의 철학과 사상과 바람과 열망이 담겨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타가 된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의 의식과 언어 사용은 어떠한가? K-culture와 함께 세계로 뻗어나가는 K-sport의 위상만큼이나 우리의 언어생활도 되돌아보며, 우리 스스로 일본어의 잔재에 구속되어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