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바뀌어야 학생들이 살 수 있다

  • 6월 3일 교육감 선거, 제대로 된 교육감을 뽑아야 하는 이유

최근 교육 현장은 깊은 혼란 속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고 있다. 바로 6월 3일 교육감 선거다. 이번 선거에는 유난히 교사 출신 후보들이 많이 출마했다. 오랜 교육 현장 경험을 내세우며 다양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한 경력이나 구호가 아니다. 과연 누가 지금 무너져 가는 학교를 제대로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교사들의 거부 움직임은 단순한 업무 기피가 아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단 한 번의 사고만 발생해도 모든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현실 때문이다. 교육 활동보다 민원과 법적 책임이 더 무서운 학교에서 누가 아이들과 마음껏 뛰어다니며 살아 있는 교육을 하려 하겠는가.

한때 체험학습은 교실 밖에서 세상을 배우는 가장 소중한 교육이었다. 아이들은 박물관에서 역사를 배우고, 농촌에서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자연 속에서 공동체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 학교는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이 현실은 단순히 교권 추락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 시스템 전체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오늘날 학교는 여전히 70~80년 전 만들어진 구조 속에 머물러 있다. 학생들은 달라졌고 사회는 급변했는데 학교만 과거의 시간에 갇혀 있다. 입시 중심 수업, 획일적 교육과정, 과도한 행정 업무, 무한 책임 구조 속에서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행정 처리자가 되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꿈을 찾지 못한 채 잠들고, 학부모는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해 사교육으로 내몰린다. 결국 학교는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지쳐 가는 공간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단순히 지방선거가 아니다. 무너진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최근 일부 후보들이 제시하는 5-4-3 학제 개편 논의 역시 그런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숫자를 바꾸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핵심은 아이들의 성장 속도와 진로 다양성에 학교가 맞춰 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과거와 다르다. 신체적 정신적 성장은 빨라졌고 관심 분야도 훨씬 다양해졌다. 그런데 학교는 여전히 모든 아이들을 같은 줄에 세우고 같은 방식으로 교육한다. 그 결과는 분명하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잠들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만약 학교가 학생들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인문사회, 과학기술, 예체능, 직업교육 등 다양한 진로를 공교육 안에서 책임질 수 있다면 어떨까. 학생들은 배움이 자신의 미래와 연결된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학교 개혁의 핵심은 학생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늘봄학교 문제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시대에 돌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아이를 맡아주는 수준으로는 학부모의 만족을 얻을 수 없다. 학부모들은 돌봄 속에서도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원한다. 반면 교사들은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사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할을 전문적으로 분리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교권 회복 역시 단순한 구호로 해결되지 않는다. 교사가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행정은 줄이고, 안전 책임은 시스템이 함께 나누고, 돌봄은 전문 인력이 맡으며, 교사는 학생 교육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런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 낼 사람이 교육감이어야 한다. 교육감은 단순한 교육 행정가가 아니다. 한 지역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설계자다.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현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과감하게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단순한 이미지나 정치 구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누가 진정으로 학교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인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잠들지 않는 교육,
교사가 체험학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
학부모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
그리고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해 주는 교육.

그 교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교육감을 선택해야 한다. 학교가 바뀌어야 학생들이 산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제대로 된 교육감을 뽑는 일이다.

댓글 남기기

EduKorea New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