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도쿄서 한국미술 정수 공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한국 전통미술의 정수를 소개하는 특별전이 10일부터 개막한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고려와 조선시대 미술을 조명한다.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열린 사전 공개 행사에서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직접 해설에 나섰다. 유 관장은 정조의 수원 화성 방문 행렬을 기록한 화성원행도를 설명하며, 한강을 건너기 위해 서해안 고깃배를 엮어 임시 다리를 놓았던 당시 상황과 행렬을 구경하는 백성들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묘사된 점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일 양국 취재진 약 30명이 참석했다.

화성원행도와 함께 큰 관심을 끈 작품은 오백나한도다. 고려 고종 22년인 1235년 김의인이 발원해 제작된 이 불화는 몽골 침입이라는 국난 속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나한 500명을 각각 한 폭씩 그린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제92 수대장존자와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제23 천성존자가 나란히 전시돼, 한일 양국이 각각 보유한 오백나한도가 처음으로 함께 공개됐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일본 미술 특별전에 대한 화답 성격으로, 총 2개 전시실에서 4월 5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작품은 모두 17점이며, 이 가운데 15점이 일본에서 처음 공개된다.

제1 회장에서는 고려 불교 미술과 고려 청자가 소개된다. 특히 왼발을 늘어뜨리고 오른쪽 무릎을 세워 앉은 고려 관음보살 좌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도쿄국립박물관 측은 최근 조사에서 이 불상이 소나무와 전나무로 제작됐고, 내부에서 다수의 봉안물이 확인됐다며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제2 회장에서는 조선왕조의 궁중 문화가 화성원행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흥선대원군 기린 흉배를 비롯해 관복과 사모, 활옷 등이 함께 전시돼 조선시대 복식과 의례 문화의 엄격한 질서와 미의식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조선 숙종이 에도막부 8대 장군 도쿠가와 요시무네에게 보낸 국서도 일반에 공개됐다. 조선통신사를 통해 전달된 이 외교 문서는 즉위 축하와 함께 조선 특산품 목록이 별도로 구성돼 있으며, 질 좋은 종이와 단정한 서체를 통해 조선 왕조 외교 문화의 수준을 전한다.

후지와라 마코토 도쿄국립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오늘날 일본 사회를 매료시키는 한국 대중문화의 뿌리가 되는 역사와 미술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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