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이나 크기, 혹은 품질을 줄이는 현상을 뜻한다. 경제학적으로는 물가 상승률에는 잡히지 않지만,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높아지는 효과를 낳는다.
대표적 사례는 과자 봉지 속 내용물이 줄거나, 음료수 용량이 기존보다 적어지는 경우다. 가격 인상에 민감한 소비자 반발을 피하려는 기업들이 주로 쓰는 방식으로, 겉으로는 ‘동일 가격 유지’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상과 다름없다.
국제적으로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이 심할 때 자주 나타나며,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도 생활용품, 식품, 화장품 등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 신뢰를 해칠 수 있다”며 명확한 고지 의무나 정부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숨겨진 인플레이션(Hidden inflation)으로도 분류한다.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압박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 하락이라는 위험을 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