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시청자 1위를 기록하며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 작품은 K-팝과 한국 전통문화, 서울의 일상까지 담아내며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힙한 나라’로 각인시켰다. 콘텐츠가 단순 수출 산업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내수 진작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팝 전용 아레나’ 건립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이미 BTS, 블랙핑크 등은 세계 유수의 메가 스타디움에서 공연하지만 정작 한국에는 5만 석 이상을 수용하는 전용 공연장이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나 고척스카이돔은 스포츠 전용 구조 탓에 음향과 무대 설치에 제약이 크다. 국내 공연장은 대부분 1만~2만 석 규모라 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의 K-컬처밸리, 서울 창동의 서울아레나 등 2만 석 규모 아레나 건립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잇따른 지연과 난항을 겪었다. 서울아레나는 2027년 완공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글로벌 팬덤 규모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초대형 아레나 건립에는 경제성 논란이 뒤따른다. 수익성, 교통망, 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민간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위프트 경제효과’와 맞먹는 ‘BTS 경제효과’, ‘블랙핑크 경제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팬들이 공연을 보러 한국을 찾으면 숙박·식음·쇼핑까지 연계돼 관광산업 전체에 소비 파급력이 발생한다.
세계적 아이콘이 된 K-팝을 상징하는 공간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플랫폼이자 관광 허브가 될 수 있다. 도쿄돔처럼 공연장이 곧 명소가 되는 사례는 이미 충분하다.
K-팝은 더 이상 ‘대중문화’라는 이유로 홀대받을 수 없다. 한국을 매력적인 나라로 만든 힘이 바로 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성과를 담아낼 ‘그릇’을 마련해야 한다. 5만 석 이상 K-팝 전용 아레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적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