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모두 들깨(Perilla frutescens) 잎을 즐겨 먹지만, 같은 식물에서 갈라져 나온 변종과 식문화의 차이로 전혀 다른 ‘깻잎 문화’를 형성했다.
한국 깻잎은 Perilla frutescens var. frutescens 계열이 주종이다. 잎이 두껍고 향이 강하며, 알싸하게 톡 쏘는 풍미가 특징이다. 고기와 함께 쌈을 싸 먹거나, 간장·고춧가루로 양념해 장아찌와 김치로 담가 먹는다. 잎뿐 아니라 씨앗을 기름으로 짜거나 가루로 빻아 국·찌개에 넣는 등 ‘들깨 문화’가 뿌리내려 있다. 즉 깻잎은 한국 식탁에서 단순한 허브가 아니라 주식 반찬의 핵심 재료다.
반면 일본에서 깻잎은 시소(紫蘇, Perilla frutescens var. crispa)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잎이 한국 깻잎보다 얇고 부드럽고, 향은 훨씬 은은하다. 초록 시소(아오지소)는 회나 초밥의 장식, 덴푸라 재료, 면 요리 고명 등 향채로 쓰이며, 붉은 시소(아카지소)는 우메보시(매실 절임)에 붉은 빛을 더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처럼 대량으로 장아찌를 담그는 대신, 소량을 신선하게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같은 들깨 잎이지만, 한국에선 강한 맛과 보존식 중심의 ‘반찬 채소’로, 일본에선 은은한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허브’로 구분돼 활용된다. 결국 깻잎이 한국인에겐 밥상 위의 주인공이라면, 일본인에겐 음식의 색과 향을 더하는 조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