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는 전 세계 뮤지컬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 극장 지구다. 두 도시의 무대는 전통과 혁신, 작품 스타일과 관객층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웨스트엔드는 19세기 후반부터 뮤지컬 상연이 시작된 역사 깊은 무대로,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 등 장기 흥행작이 포진해 있다. 가족 단위 관객이 주류를 이루며 디즈니 대형 프로덕션의 강세가 뚜렷하다. 평일 기준 최저 티켓 가격은 50파운드 선, 주말·성수기에는 100파운드를 넘는 경우도 많다. 객석 규모는 800석에서 1,200석에 이르며, 무대 전환과 조명, 영상 기술을 활용한 화려한 연출이 특징이다.

반면 브로드웨이는 20세기 초 상업 극장가로 출발해 ‘해밀턴’ ‘위키드’ ‘북 오브 몰몬’ 등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다수 배출했다. 랩·힙합·팝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음악으로 젊은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는다. 평균 티켓 가격은 120달러 전후이며, 소극장은 500석 안팎, 대형 극장은 최대 1,800석 규모다. 공연장 외부에서 형성되는 팬덤 문화와 굿즈 판매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신작 동향을 보면 웨스트엔드는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를 다룬 새 뮤지컬이 흥행에 성공하며 고전과 현대의 균형을 모색하는 반면, 브로드웨이는 제2차 세계대전 기만 작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 토니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역사적 사건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흐름을 보인다.
웨스트엔드는 전통적 뮤지컬 형식에 최첨단 무대 기술과 디지털 마케팅을 결합해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는 반면, 브로드웨이는 음악과 스토리의 파격적 결합으로 새로운 관객층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양극단의 비교 관람은 뮤지컬 팬에게 두 도시가 제시하는 예술적 스펙트럼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