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혁칼럼] 비틀즈 ‘Yesterday’ 60주년과 K-팝

2025년 9월 13일은 비틀즈 불후의 명곡 ‘Yesterday’가 미국에서 싱글로 발매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5년 8월 6일 영국에서 앨범 에 처음 수록되었지만, 미국에서 싱글로 공개되면서 전 세계에 전설적인 울림을 남겼다. 전기기타와 드럼이 지배하던 당시 록의 시대, 단출한 어쿠스틱 기타와 현악 사중주, 폴 매카트니의 담담한 목소리만으로 구성된 이 곡은 사랑의 상실과 그리움을 보편적 감정으로 승화시키며 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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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혁칼럼] AI시대 남북협력의 새로운 길, 겨레말 큰사전과 UN 제7공용어

1443년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지식과 소통의 민주화를 위해 태어났다. 읽고 쓰기가 불가능했던 백성들에게 언어를 공공재로 나누어준 것이다. 하지만 남북의 언어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남북 어휘 차이를 35~40%로 추산했고, 북측 사회과학원은 전체 어휘 50만 단어 중 15%가 남측과 다르다고 발표했다. 과학·IT 분야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남측에서는 매년 약 2천 개의 신조어가 탄생하지만, 북한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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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키우는 무대, 일본 고시엔이 전하는 메시지

여름이 되면 일본 전역은 ‘고시엔’이라 불리는 전국 고교야구대회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4,300여 개 고등학교가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하고, 단 한 번의 패배로 꿈이 좌절될 수도 있는 리그전의 긴장감 속에서 매일같이 땀과 눈물의 드라마가 이어진다. 그 무대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고교생들의 꿈과 희망이 온몸으로 부딪히는 ‘젊음의 축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 대회의 특징은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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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젊은 세대, 불안 속에서도 교육에서 희망을 찾는다

한국도 일본도 기후 온난화의 영향인지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작년 이맘때는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50년 만의 더위라며 떠들썩했는데, 올해 역시 그 못지않은 더위가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다. 일본은 얼마 전 오봉(한국의 한가위에 해당하는 여름 연휴 기간)을 마쳤다. 이 시기에는 전국 곳곳에서 특색 있는 축제가 열리고, 사람들은 고향을 찾거나 피서를 떠난다. 도쿄 시내는 한산해지고 공동화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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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모님과 함께하는 대학의 풍경

보통 대학이라고 하면 학생과 교수 사이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부모님이 강의실이나 연구실의 풍경 속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내가 근무하는 대학, 특히 내가 속한 학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학생뿐 아니라 보호자까지도 교육의 한 축으로 삼고, 섬세한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매년 부모님과의 면담이 이뤄진다. 오늘 나는 여러 부모님들을 직접 만나 뵙는 자리를 가졌다. 흥미로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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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함을 넘어, 이해와 존중으로

일본의 한 심야 방송에서 한국의 풍경과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화면에 비친 첫 장면은 서울 재래시장의 고추 더미였다. 자루 가득 담긴 붉은 고추들이 줄지어 놓인 모습은 고향 여름날의 기억을 소환한다. 뜨거운 여름 고추밭에서 땀 흘리며 수확하고, 멍석 위에 고추를 널어 햇볕에 말리던 일상은 한국인들의 공동체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올릴 때 ‘김치’와 ‘매운맛’으로 기억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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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 속에서 찾는 한국인의 길

해외에서 겪은 작은 경험 하나가 사회의 단면을 되새기게 한다. 영국 잉글랜드에서 스코틀랜드로 향하던 기차가 종착역을 불과 눈앞에 두고 세 시간 가까이 멈춰 선 일이 있었다. 안내방송 한 번이 전부였지만 승객들은 항의하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기다림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나는 현재 일본에서 20여 년을 살고 있는데 일본 사회는 사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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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대적인 어려움과 연구자의 길

연구자의 일은 결국 연구다. 그리고 연구는 발표로 완성된다. 학회 발표, 논문 발표, 그 이전에는 연구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이 과정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원금이 커질수록 요구되는 서류는 더 복잡해지고, 연구를 마친 뒤에는 성과를 촘촘하게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사업가들도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다. 수많은 서류와 보고서, 그 정밀함과 까다로움은 연구 현장과 크게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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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품을 때 미래가 빛납니다.

도쿄 신주쿠의 한국학교 교무실 창밖으로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립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숨을 조여 오던 불볕더위가 빗방울과 함께 더위를 밀어내는 듯합니다.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다 문득, 여름이면 동네마다 열리는 일본의 크고 작은 동네 축제를 떠올립니다. 이열치열이랄까요? 일본인들은 여름이면 무더위 속에서 축제를 즐기며 더위를 이겨내는 것 같습니다. 동네마다 열리는 여름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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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넘어 ‘우리 자녀’를 위해

학교는 한 사회의 미래를 키워내는 터전입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면 교권과 학생 인권 문제,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혼란의 중심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의 시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교육행정력도 중요하겠지만 학부모가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교육 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학교 풍토, 교육력 그리고 교사들의 사기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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