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모님과 함께하는 대학의 풍경

보통 대학이라고 하면 학생과 교수 사이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부모님이 강의실이나 연구실의 풍경 속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내가 근무하는 대학, 특히 내가 속한 학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학생뿐 아니라 보호자까지도 교육의 한 축으로 삼고, 섬세한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매년 부모님과의 면담이 이뤄진다. 오늘 나는 여러 부모님들을 직접 만나 뵙는 자리를 가졌다.

흥미로웠던 점은, 부모님들의 질문이 하나같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교원이 될 수 있을까요?”, “잘 하고 있나요?”라는 물음. 나는 학생들이 가진 장점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지를 함께 이야기했다. 그러면 부모님들의 표정은 금세 환해졌다. 단순히 ‘잘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만이 아니라, 학생의 특성과 과목의 맥락까지 담은 대화였기에 더욱 깊은 공감을 얻은 듯했다.

특히 오늘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아버님과의 대화였다. 상담 도중 교직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잘 아시기에 혹시 현직이신가 여쭤보니, 역시나 치바현의 한 중학교에서 사회과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신 분이었다. 면담 자리였지만, 오히려 내가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어떤 교원이 현장에서 필요한가요?” 그는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귀한 말씀을 건네주셨고,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부탁드렸다. 상담의 자리가 단순히 점검의 자리가 아니라, 세대를 넘는 교류의 장이 된 순간이었다.

대학에서 교수와 학부모가 이렇게 만나는 일은 일본에서도 드물다. 하지만 나는 이 제도가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생은 교수와의 관계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그 부모와 교수의 대화 속에서도 다시 성장한다. 부모님은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맡길 수 있고, 교수는 학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만남 속에서 나는 교원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오늘 하루, 부모님들의 질문은 모두 비슷했지만, 그 속에서 각각의 따뜻한 감동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확신했다. 교육은 학생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길이라는 것을.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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