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넘어 ‘우리 자녀’를 위해

학교는 한 사회의 미래를 키워내는 터전입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면 교권과 학생 인권 문제,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혼란의 중심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의 시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교육행정력도 중요하겠지만 학부모가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교육 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학교 풍토, 교육력 그리고 교사들의 사기까지도 학부모의 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학부모의 눈길이 늘 불신과 부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 교사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그림자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드리워져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의 배움이 상처받게 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육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긍정의 시선’입니다. 교사가 흔들림 없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그리고 학교가 아이들의 성장을 중심에 두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학부모가 지지와 신뢰의 눈빛을 보내주어야 합니다. 물론 부모의 역할은 본인의 자녀를 보호하고 지켜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더 큰 울타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 자녀만이 아니라 ‘우리 자녀 모두’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에서 여러 가지를 배웁니다. 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배움의 장을 신뢰하고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만과 불신이 앞설 때 아이는 교육을 대립의 장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우리가 바라는 교육의 모습이 아닙니다.

한국 교육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를 이루며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불신 대신 신뢰를, 부정 대신 긍정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켜내는 가장 힘 있는 길입니다. 교육은 결코 교사만의 몫이 아닙니다. 학부모와 교사,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체의 과제입니다. 그 중에서 학부모가 긍정의 시선으로 학교를 바라보는 순간 그 힘은 교사를 일으키고 학교를 세우며 결국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게 되는 힘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새겨야 할 다짐은 학부모의 긍정의 시선이 학교의 긍정적인 풍토를 조성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내 자녀만이 아니라, 우리 자녀 모두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어 갑시다.” 그 첫걸음은 학부모의 긍정적인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얼마 전 한 교사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는 집에서 말하길 선생님이 아이들을 공정하게 대해 주셔서 믿음이 간다”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그 교사는 며칠 동안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아이들을 더 열정적으로 가르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같은 학교의 다른 교사는 ‘아이 성적이 떨어진 건 수업 탓’이라는 학부모의 불신 섞인 말을 듣고 크게 낙심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 교사는 한동안 위축되어 수업 분위기마저 가라앉았습니다. 이처럼 학부모의 시선은 단순한 개인의 의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학교의 풍토를 만들고 교사들의 사기를 좌우하며, 아이들의 배움의 환경을 바꿔 놓습니다. 긍정의 말 한마디가 교사에게는 날개가 되고 부정의 시선 한 번이 교실의 공기를 무겁게 만듭니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작금의 한국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의 시선은 더욱 중요합니다. 내 아이만 바라보는 좁은 눈길을 넘어, 우리 자녀 모두를 품는 넓은 시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을 떠올려 보십시오. 내 아이만 넘어지지 않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옆 아이도 다치지 않고 함께 즐겁게 뛰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자녀만의 성취를 위해 학교를 압박하지 말고 우리 자녀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실제로 어떤 학교의 학부모회에서는 교사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손편지를 전하며, ‘선생님이 계셔서 안심된다’는 마음을 나눈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그 작은 실천이 교사들에게는 큰 울림이 되어 아이들을 위한 더 풍요로운 교육 프로그램으로 되돌아왔다는 후문입니다. 학부모의 긍정이 교사를 움직이고, 교사의 열정이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시선을 그대로 배우고 닮아갑니다. 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학교를 신뢰하고 배움에 몰입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늘 불신과 비난의 태도를 보일 때 아이들은 학교를 적대적 공간으로 여기며 성장할 것입니다.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교육은 교사 혼자 짊어질 수 있는 짐이 아닙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와 국가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과제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학부모의 긍정적인 시선이야말로 한국 교육을 바로 세우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힘입니다. 부디 우리는 마음에 이렇게 새겨주세요. “내 아이를 넘어서, 우리 자녀 모두를 위해 학교를 긍정의 눈으로 바라봅시다.” 그 시선이 교실을 따뜻하게 덮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햇살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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