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다이바 축제

늦은 오후, 성당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마음은 한결 고요해졌지만 어딘가 아직 하루의 먼지가 남아 있는 듯했다. 바람도 좀 쐬고, 머리도 식힐 겸 발길을 바다 쪽으로 옮겼다. 도쿄만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섬, 일본의 과학을 집약하여 새로 세운 신도시 오다이바에는 그날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축제의 내용은 일본 각 지역의 전통 노래와 춤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행사였다. 화려한 무대라기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정겨운 마당에 가까웠다. 북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원을 이루고, 노랫가락이 시작되면 어느새 발걸음이 박자에 맞춰 움직였다. 무대 위의 사람들도, 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모두 같은 축제의 일부였다.

나는 한 쪽에 서서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각 지역마다 고유한 가락과 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지역은 느리고 장중한 북소리에 맞춰 몸을 낮추어 춤을 추었고, 또 어떤 지역은 경쾌한 장단에 맞춰 밝은 웃음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옷차림도, 손짓도, 노랫말도 제각각이었다. 그 다양함 속에서 나는 오래된 시간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그것이 단지 박물관 속 전통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문화라는 점이다.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어깨를 맞대고 춤을 추고, 어린아이들은 그 옆에서 흉내를 내며 웃고 있다. 세대가 이어지고, 시간이 이어지며 전통이 자연스럽게 다음 사람에게 건네지고 있다.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이 'DREAM'이라는 문구가 있는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미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거창한 구호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기쁨 속에서 조용히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것은 사람들의 태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박한 행사이다. 무대 장치도 화려하지 않았고, 춤도 전문 공연처럼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무대에 오른 사람들의 표정은 놀라울 만큼 진지하다. 한 걸음, 한 손짓, 한 박자에 온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작은 것에도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춤이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무대 위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그 웃음 속에는 '잘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함께 해서 즐거웠다'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일본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들은 어쩌면 매우 겸손하고 검약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작은 꽃게 한 마리로 국을 끓여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나누어 먹으며 행복해하고, 작은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열 번쯤 망설이는 사람들. 그렇게 사소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어쩌면 이런 전통을 오래 지켜온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가 서서히 바다 너머로 기울고 있다. 축제의 음악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바닷바람은 무대 위의 깃발을 천천히 흔들고 있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전통은 거창한 역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웃고 춤추는 순간 속에서 조용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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