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칼럼 19> 2025 대입 전형에 관한 소고 – 의대로 시작해서 의대로 끝났다 –

위의 기사 제목은 2025학년도 대입을 마무리하는 핵심 키워드인 <의대 열풍>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따른 우려가 기우이길 바라는 마음은 글짜 그대로 기우로 끝났고,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30년 전의 통계에 따르면 대입 성적 top 10에는 9개 학과가 서울대 공대였고, 나머지 하나는 서울대 의대였다. 최근에는 top 10에 의대만 리스트업 되었다. 의대 천국의 나라에서 의대 정원 2000명이 남긴 상처를 대입 4년 예고제와 대입 불공정 사태, 그리고 이공계의 몰락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합법을 가장한 비열한 불법이다. 고등교육법 제34조 5(대학입학전형계획의 공포)는 ‘대학입시 4년 예고제’로 1995년 5·31 교육개혁에서 처음 도입한 ‘대입 예고제’가 근간이 되어, 수험생들이 중학교 3학년 때 예고된 제도에 따라 대학입시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 예고제의 입법 취지였다.

그러나 [고등교육법 34조 5의 제3항 및 제5항에 따라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공표한 학교협의체와 제4항 및 제5항에 따라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한 대학의 장은 공표한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과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 다만, 관계 법령의 제정·개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이나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의 마지막 ‘다만’으로 시작하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여 의대 정원 2000명을 총선을 앞두고 발표하였다. 대입 4년 예고제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적인 정책이다.

예외 규정이 최소한의 정당성이라도 확보하려면 이해당사자인 의사 단체나 의대생들의 이해라도 구했어야 한다.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 의료 현장이 붕괴하였다. 의사 단체만이 아니라 국민이 치료의 사각지대에서 불안하다. 대부분의 휴학 중인 의대생들 또한 이번 학년도에 의대 정상화가 이루어진다 해도 기존의 1학년과 증원된 1학년 학생들은 일종의 병목 현상으로 정상적인 의대 교육은 기대 난망이다.

00 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 5명 중 1명은 삼수 이상으로 10년 새 가장 많다고 한다. 삼수 이상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 삼수 이상의 학생 중에는 휴학 중인 의대생이 다시 시험을 보거나 상위권대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 삼수를 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이들 상위권 학생들이 대입 현장에 진입하면 재학생 중 상당한 학생들이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해 대입에 실패한 학생도 많았으리라 짐작된다. 비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재학생들에게는 최악의 대입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교육헌장에서 바라보는 의대 정원 2천명의 증원은 이공계 대입 환경의 황폐화다.

IMF로 인해 이미 의대 선호 현상이 붐업되었는데 이번 2000명 증원 정책은 소위 사교육 입시의 중심지인 대치동에는 초등 의대반이 개설되었다고 한다. 열심히 운동하고 책을 읽으며 심신이 건강한 아이로 성장해야 할 나이에 의대반 준비라니…. 어린이의 성장에도 국가의 미래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AI(인공지능) 시대다.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비판적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좁은 땅에서 인구만이 재산이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인구 격감 시대를 맞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3D업종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희망은 이공계 기술 인력의 양성이다. 이공계로 진학할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암울케 한다.

새 학기에는 의료 현장과 의대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공계로 진학할 학생들까지도 블랙홀처럼 의대 진학을 꿈꾸게 하던 2025 대입은 이제는 옛말이 되길 바란다. 제발 교육만은 정치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공계의 희망이 곧 우리나라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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