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의 전조

얼마 전 일본을 충격에 빠뜨린 아사히TV 특별 방송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거대 지진 반드시 온다! 추적 간토 직격 X데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 메시지는 간단 명료합니다. “앞으로 몇 년 내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역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이다. 내일 당장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리고 이 지진은 한신 대지진이나 2011년 311 대진과 맞먹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우다 신이치] 교수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단언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그저 예측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변화들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최근 일본 연안에서는 심해에서만 서식하는 [메가마우스] 상어와 같은 심해어들이 발견됩니다. 미에(三重)현, 요코스카(橫須賀), 사가미(相模) 앞바다에서 [메가마우스]가 연속적으로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심해어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큰 지진이 일어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교수는 “심해어의 출현은 해저 지반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 “고 설명했는데, 이는 단순한 민간 신앙이 아니라 실제로 과학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불길한 징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근 [사가미]만에서 발생한 지진은 단순한 지각 활동이 아닌, 또 다른 대재앙의 서막일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1923년, 일본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긴 간토 대지진, 1703년 겐로쿠 대지진의 진원지가 바로 이 [사가미]만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가미]만의 해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도쿄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지진까지 겹치면서 ‘불길한 징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 대재앙이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1703년 겐로쿠 대지진 당시 [보소(房總)] 반도를 덮친 쓰나미는 10미터에 달했고, 도쿄만을 휩쓴 쓰나미도 2미터를 넘었다고 합니다. 1995년 1월 17일 일본 간사이(關西)지방 효고(兵庫)현 남부 고베(神戶)시 일대에서 일어난 한신대지진(진도 7.2) 당시 5,24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거대 지진이 엄습할 경우 해발이 낮은 지역인 이른바 도쿄의 ‘시타마치(下町)’ 전 지역에는 90년대부터 고급 맨션 주택이 집중 개발되어 소위 ‘임해부도심’이라 불려지는데 이러한 저지대 지역은 쓰나미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해발 0미터에 가까운 지역에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채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일본의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 재해에 대해 어쩌면 무심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수기로 반복되는 재해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평온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듯한 인상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어쩌면 일본이 오랜 세월 동안 자연재해와 함께 살아오며 체득한 일종의 ‘생존 본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은 풍부한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나라지만, 동시에 지진과 태풍, 화산 폭발 같은 위협과도 공존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그들은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진과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없다면 일본은 분명 축복받은 땅인 것 같습니다. 인구에 비해 넓은 땅, 기름진 평야, 그리고 다양한 지하 자원. 그러나 신은 공평한가 봅니다. 이들에게 지진과 태풍 그리고 화산 폭발 등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워주는 사건들을 수시로 던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흔히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합니다. 알면 알수록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우연히 한 가지 기사를 접했는데, 불법 어로 활동으로 우리나라 어선이 일본 해경에 나포되었다가 거액의 벌금을 물고 풀려났다는 기사입니다. 사건을 보면서 지리적으로는 손에 잡힐 듯 참으로 가까운 두 나라인데 그 마음의 거리는 멀게만 느껴집니다. 앞으로 마음까지도 가까워지기 위한 쌍방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양 국가가 상호 이익을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나 정책들을 함께 개발함과 동시에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전문가 양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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