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교육부 지도조사 대상 포함…감사 지적사항 이행 여부 전면 재검증 필요
4세대 나이스 미도입 논란 장기화…학생 대입 불이익 우려에도 책임 있는 해명 부족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재외한국학교인 동경한국학교의 교육행정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지도·감독과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불투명한 가운데, 학교 운영의 책임성과 교육당국의 감독 실효성을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 도입 문제는 단순한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학적과 성적,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및 대학입학 전형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학교와 교육부 모두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2025년 1월에도 동경한국학교 중·고등부의 4세대 나이스 미도입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당시 보도에서는 교육부의 지도와 지적에도 시스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으며,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도 지적됐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행정의 디지털 전환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재외한국학교의 핵심 학사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조차 논란이 계속된다면 이를 단순한 학교 내부 사정으로 치부할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육부의 관리·감독 실효성 문제다.
국회에 공개된 재외한국학교 지도조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2년 동경한국학교를 지도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교육부 장관이 국고지원을 받은 재외한국학교 등에 대해 업무·회계 보고를 요구하고, 교육 실시 상황을 조사하거나 관련 서류와 장부를 검사·감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에 감독 권한이 없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만 2022년 지도조사의 구체적인 지적사항과 처분 내용, 현재까지의 이행 현황은 별도의 공식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지적사항별 시정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감사의 본질은 문제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적사항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되지 않았다면 후속 조치를 취하는 데 있다.
그런데도 동일한 교육행정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면 교육부의 감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동경한국학교가 일본에 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교육당국의 관리·감독에서 사실상 벗어나서는 안 된다. 재외한국학교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자율성이 행정적 책임이나 공적 감독을 회피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특히 학교 운영에 관여하는 이사회와 학교장은 교육과정 및 학사행정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교육부의 공식 시정 요구가 있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이사회 의결이나 내부 사정을 이유로 필요한 개선 조치를 장기간 미뤘다면 그 역시 감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 운영상의 문제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대학별로 제출서류와 심사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나이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대입 불이익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적과 성적 자료의 정확성, 증명서 발급 절차, 대학의 검증 요구에 대한 대응 체계가 충분한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육부와 학교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학생과 학부모가 불확실성을 떠안는 상황은 용납하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현황 파악이나 구두 권고가 아니라 특별감사 수준의 전면적인 조사다.
교육부는 우선 2022년 지도조사를 비롯한 과거 감사·조사 결과와 처분 요구사항을 전수 점검해야 한다. 이어 지적사항별 이행 기한과 실제 조치 결과를 대조하고, 미이행 사항이 있다면 그 원인과 책임자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4세대 나이스 도입 여부와 미도입 경위, 학생 학적·성적 관리 방식, 대학입시 서류의 발급 및 검증 절차도 집중 점검해야 한다.
학교 운영의 의사결정 구조 역시 조사 대상이다. 학교장과 이사회가 교육부의 지도·감독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필요한 개선 조치를 누가 어떤 이유로 보류했는지 관련 회의록과 공문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파견 교육관과 주일한국대사관의 관리·감독 과정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학교뿐 아니라 감독기관의 책임까지 살펴야 한다.
동경한국학교는 재일동포 사회가 오랜 세월 지켜온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학교의 역사와 전통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역사와 전통이 잘못된 행정 관행을 정당화하는 방패가 돼서는 안 된다.
교육부 역시 재외한국학교에 대한 감독이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감사 결과를 통보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감독기관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는 것이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자료만으로 동경한국학교가 교육부의 모든 감사 처분을 고의로 거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감사 이행 여부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학사행정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할 이유는 충분하다.
교육부는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동경한국학교에 대한 특별감사 실시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고, 과거 지적사항의 이행 실태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조사 결과 위법·부당한 행위나 정당한 사유 없는 시정 요구 불이행이 확인된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재외한국학교의 주인은 특정 이사회도, 학교 운영진도 아니다.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 학생들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교육부가 지적하고도 개선되지 않는 학교, 문제가 반복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감독체계라면 더 이상 정상적인 교육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동경한국학교의 신뢰 회복은 문제를 덮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과거 감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미이행 사항을 바로잡으며,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교육부의 특별감사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