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회 한국어능력시험 실시(동경한국학교)

  • 646명 응시
  • 한류 확산과 함께 일본에서도 한국어 학습 열기 이어져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동경한국학교 초등부 교실(도쿄2 시험장)에서 제108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실시되었다. 이날 동경한국학교 시험장에는 오전 시험(TOPIKⅠ)에 276명, 오후 시험(TOPIKⅡ)에 370명 등 모두 646명이 응시해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점검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한국어 능력 평가로 한국어 학습자의 학습 성과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뿐 아니라 한국 대학 진학, 장학금 신청,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어 능력을 증명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제108회 TOPIK은 이날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실시됐다. 일본에서는 동경한국학교 초등부가 ‘도쿄 제2시험장’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국 56개 시험장에서 시험이 진행된다. 2026년 일본에서는 4월 제105회, 7월 제107회, 10월 제108회 등 모두 세 차례의 TOPIK이 실시된다. 시험은 난이도에 따라 초급 수준의 TOPIKⅠ과 중·고급 수준의 TOPIKⅡ로 구분된다. TOPIKⅠ은 듣기와 읽기 능력을 평가하며 1급과 2급으로 나뉜다. TOPIKⅡ는 듣기와 읽기에 쓰기 영역이 더해지고, 성적에 따라 3급부터 최고 6급까지 평가된다. 최근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제적인 한국어 평가시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일본 TOPIK 운영기관인 한국교육재단에 따르면 2025년 기준 TOPIK은 세계 99개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세계 응시자는 약 49만3천 명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연간 약 4만9천 명이 시험에 응시하고 있으며 초기와 비교하면 연간 응시자 수가 약 26배 증가했다. 일본의 TOPIK 응시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험의 목적이 비교적 다양하다는 점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 유학이나 취업 등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TOPIK 등급을 취득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되지만 일본에서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응시뿐 아니라 한국어를 취미로 공부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학습자도 적지 않다. 일본의 공식 TOPIK 안내에서도 학생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습자들이 자신의 한국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응시하며 여러 차례 시험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한류의 영향도 크다. 과거 한국어 학습이 대학의 전공이나 업무, 한일 교류 등 비교적 제한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 음식, 여행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화에 대한 관심이 언어 학습으로 이어지고, 다시 언어 학습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어능력시험은 학습자에게 자신의 현재 수준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한국어를 ‘얼마나 오래 공부했는가’가 아니라 듣기·읽기·쓰기 등의 능력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준비 과정 자체가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부족한 영역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동경한국학교가 TOPIK 시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재일동포 자녀들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가 오늘날에는 일본 사회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다양한 학습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한국어 학습과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언어교육과 신뢰할 수 있는 평가제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TOPIK 응시자의 지속적인 증가는 한국어가 세계 속에서 학습되는 언어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번 시험을 통해 동경한국학교를 찾은 646명의 응시자들 역시 각자의 학습 목적은 다르지만 한국어라는 하나의 언어를 매개로 같은 시험에 도전했다. 한류를 통해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 학습과 상호 문화 이해로 더욱 확장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자료 참고: 국립국제교육원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일본 한국교육재단 TOPIK / http://www.topi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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