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점학교 1,141곳 운영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의 준비]

교육부가 초·중등학교의 인공지능(AI) 교육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국 1,141개교를 ‘인공지능(AI) 중점학교’로 선정하고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2026년부터 3년간 운영되는 이번 사업에는 총 385억 원의 특별교부금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 미래인재 양성’ 정책과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인재양성 방안」에 따른 초·중등 AI 교육의 대표적인 선도 모델이다. 교육부는 단순히 AI 관련 수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어·수학·과학·사회 등 여러 교과와 AI를 연계하고, 학생들이 AI를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윤리교육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학교급별 AI 교육 시간도 확대된다. 초등학교는 기존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68시간에서 102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고등학교는 자율적으로 선택해 편성하던 방식에서 매 학기 AI 관련 교육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선정된 학교들은 AI 교육과정 운영뿐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 강화, 학생 동아리와 체험활동, 지역사회와 연계한 거점학교 역할 등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축적된 우수 사례를 다른 학교와 공유해 AI 교육의 지역적 확산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방향만 보면 AI 교육의 양적 확대와 질적 내실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다. 특히 AI를 특정 교과나 정보교육에만 한정하지 않고 여러 교과와 연결하려는 점은 실제 학교 수업에서 AI 활용 능력을 기르는 데 의미가 있다. AI가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학습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윤리와 책임 있는 사용을 함께 다루겠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그러나 학교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AI 교육의 질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과제는 교원의 전문성이다. AI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모든 교사가 이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과 연수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기간의 연수만으로 AI의 기술적 원리와 교육적 활용,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사실 검증, 생성형 AI의 오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교 간 여건 차이도 변수다. 같은 중점학교라도 교원의 관심과 전문성,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수준, 기기와 네트워크 환경, 지역사회의 지원 정도에 따라 실제 교육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AI 교육이 특정 교사의 개인적인 열정에 의존할 경우 담당 교사의 이동이나 업무 부담에 따라 사업의 지속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시간 확대 역시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 관련 수업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교육과정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단순한 체험이나 도구 사용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향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가’보다 ‘AI를 활용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를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학교의 역할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학생이 AI가 만들어낸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며, 자신의 생각과 AI의 결과물을 구분하고, 저작권과 개인정보 문제를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AI 활용 능력과 함께 AI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2026년 1,141개교를 시작으로 2027년 1,500개교, 2028년 2,000개교까지 AI 중점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책의 성패는 학교 숫자보다 실제 수업의 변화에 달려 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와 연수, 안정적인 디지털 환경, 학교별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점학교 확대가 형식적인 사업 확대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결국 AI 교육의 핵심은 ‘AI를 많이 사용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AI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학생들이 AI의 편리함과 한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그리고 기술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AI와 협력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관건이다.

AI 중점학교 1,141개교의 출발은 우리 교육이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실험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학교 숫자의 확대만이 아니라 그 실험이 실제 교실에서 어떤 교육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공개하는 일이다. 교육부가 앞으로 사업의 성과를 단순한 운영 실적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변화와 교원의 수업 변화라는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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