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칼럼 94] jky의 영어이야기 – downtown vs uptown –

#up #down #up&down #downtown #uptown #uptowngirl

지난 92호와 93호에서 <up과 down>이 가지는 여러 가지 의미와 쓰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이번 94호에서는 이 단순한 방향 지시어였던 up과 down이 도시(town)라는 단어와 결합하여 어떻게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의 산물로서의 사회적 용어인 보통명사가 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up과 down>이 과 결합하면 자본주의의 언어가 된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듯이, down은 언덕을 뜻하던 dune에서 파생한 단어다. 초기 뉴욕은 무역과 상업이 발달하면서 이 dune의 하부, 즉 지리적으로 낮은 맨해튼 남쪽(Lower Manhattan)에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몰려들었다. 치열한 생존과 상업을 위한 타운(town)이 형성되었고, 이것이 바로 뉴욕의 아래쪽(down) 타운이라는 고유명사를 넘어 어느 도시에서든 번화가를 뜻하게 된 보통명사 downtown의 시작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도시가 팽창하면서 downtown은 심각한 공해와 소음, 그리고 혼잡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인간의 욕망이 그렇듯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매연이 가득하고 번잡한 시내(downtown)를 벗어나 쾌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지리적으로 위쪽(up)에 위치한 북부의 한적한 주거지(town)였다. 부유층들의 배타적이고 고급스러운 거주지로 신흥 부촌의 상징인 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이라는 온실 속에서 화초처럼 자란 상류층 여성을 의미하는 노래가 바로 빌리 조엘의 팝송 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downtown과 uptown은 어떻게 구분될까?

한국의 오리지널 은 4대문 안에 자리 잡은 종로와 명동 일대다. 오랫동안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지금도 한국형 다운타운의 상징이다. 한국 또한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은 더 넓고 쾌적한 새로운 환경을 갈망했고, 부와 자본은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이동하여 한강의 남쪽이라는 의미인 <강남>이 탄생하였다. 그렇게 세워진 압구정동으로 대표되는 강남은 한국의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한국판 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uptown이 맨해튼의 북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한국의 uptown은 서울의 북쪽이 아닌 서울의 남쪽(강남)에 자리 잡고 있다. 외국어를 직역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좋은 예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을 동경하며 끝없이 위(up)를 향하고자 하는 이 있다. 어른들은 더 많이 벌고, 보다 큰 집에서 살고자 하고, 보다 좋은 차를 갖고 싶어 한다. 학생들은 더 좋은 성적, 보다 높은 등수로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한다.

자동차 수리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남성과 함께 서 있는 여러 사람들, 배경에는 'UPTOWN GIRL' 포스터가 있는 장면.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비좁고 척박했던 의 골목길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운타운의 좁은 골목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만나는 끈적끈적한 이웃의 정이 더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교사의 직업의식일지 모르나 성적은 조금 부족해도 마음씨 좋은 학생이 훨씬 더 정이 가고 예뻐 보인다. 성적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위가 조금 낮거나, 경제적으로 가진 것이 부족할지라도 풍성한 한가위 보름달처럼 마음속에 의 정과 사랑을 품고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삶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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