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예술인> 전통의 뿌리에서 동시대의 몸짓으로…교육·실기·연출 겸비한 무용가 최수진

국립무용단 단원에서 대학 강단의 교육자, 무용단 대표와 공연 연출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최수진 수 댄스컴퍼니 대표가 한국무용의 전통성과 현대적 창작을 연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수진은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용 대중화를 위한 공공성 증진 프로그램 활용 방안 연구’로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이력은 무대 실기와 학문적 연구, 교육 현장을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99년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전문 무용수로서의 기량과 무대 경험을 쌓았다. 이후 강원대학교와 세종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지도했으며 2017년부터 국민대학교 강단에서 한국무용과 무용창작, 무용사, 무용미학 등을 가르쳐왔다.

강의 영역도 실기 교육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무용 창작과 레퍼토리 연구를 비롯해 무용개론, 한국무용사, 서양무용사, 예술비평, 무용사회학 등 이론과 실기를 아우르는 교육을 진행했다. 전통 춤사위의 구조와 정신을 학생들에게 전하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창작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역량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최수진의 강점은 교육 현장에서 축적한 이론을 실제 공연 제작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무용수로 출발했지만 안무와 연출, 공연기획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작품의 구상부터 무대화까지 전 과정을 경험했다.

2008년 아시아공연예술제에서 ‘탈의 고백’을 안무하고 출연했으며, 같은 해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린 젊은 안무가전에 ‘공허의 4분의 1’을 선보였다. 2009년 강원무용제에서는 ‘하늘아 하늘아’의 안무와 출연을 맡아 최우수상과 연기상을 받았다.

이후 ‘하늘이여’, ‘SPACE N SPACE’, ‘시간이 흐르는 숲’, ‘어져 내일이야’ 등 여러 작품의 안무와 연출을 담당했다.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축하공연과 평창동계패럴림픽 축하공연 등 국가적 규모의 행사에도 참여했다.

해외 무대 경험도 이어졌다. 중국 항저우 서호국제박람회 초청공연을 비롯해 홍콩문화원의 한국문화 공연, 상하이문화원의 평창 성공기원 공연 등에 안무가와 무용수로 참여했다. 전통 한국무용을 해외 관객에게 전달하면서도 현지 무대의 성격과 관객층에 맞게 작품을 재구성하는 실무 역량을 보여줬다.

2016년 창단한 수 댄스컴퍼니는 최수진의 예술관을 집약한 창작 기반이다. 전통 한국무용의 뿌리와 정신을 지키면서 현대적 감각과 다른 예술 장르를 결합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익숙한 전통춤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몸짓을 무대 위에 구현하는 것이 단체의 지향점이다.

그의 창작 세계는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2020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후보 쇼케이스를 거쳐 발전했으며, 2025년에도 재구성 작업이 이어졌다. 2026년 3월에는 ‘파놉티콘, 보이지 않는 시선’이라는 문제의식을 담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최수진은 대형 야외행사와 국제 스포츠 행사, 전통춤 공연, 실험적인 소극장 작품을 모두 경험한 안무가다. 작품의 규모와 장르에 따라 무용수의 움직임, 공간의 활용, 음악과 조명의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현장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계승을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부터 경기검무보존회 전수장학생으로 참여해 경기검무의 기본 동작과 작품 구성, 음악에 관한 전수교육을 받아왔다. 창작 활동의 외연을 넓히면서도 전통 춤의 형식과 정신에 대한 수련을 놓지 않는 행보다.

수상 경력으로는 1998년 한국무용협회 신인무용경연대회 특상과 2009년 강원무용제 최우수상·연기상이 있다. 무용수의 표현력과 안무가의 구성 능력을 함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의 예술적 성격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최수진의 활동은 ‘가르치는 무용가’와 ‘현장에서 움직이는 감독’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학에서는 이론과 실기를 교육하고, 공연장에서는 무용수와 안무가, 연출가로 작품을 완성한다. 무용학 박사로서 공공성과 대중화를 연구하고, 예술 현장에서는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무대를 만들어왔다.

전통의 보존과 현대적 확장, 교육과 창작, 연구와 현장을 함께 걸어온 최수진. 그는 교수 경력에서 축적한 교육 역량과 무용수로 다져온 실기, 수많은 공연을 통해 확보한 연출·안무 실무 능력을 겸비한 무용가이자 공연감독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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