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천의 ‘천연온천’ 표기, 원천 그대로라는 뜻 아니다

일본의 호텔이나 료칸, 대중목욕탕을 찾으면 ‘천연온천(天然温泉)’이라는 표시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이 물을 섞지 않은 온천이나 원천에서 나온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가케나가시(かけ流し)’ 방식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온천법은 지하에서 솟아나는 온수·광수·수증기·가스 가운데 원천에서 채취할 때 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이거나 법에서 정한 특정 물질 가운데 하나 이상을 기준치 이상 함유한 것을 온천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물의 온도가 25도에 미치지 않더라도 유리이산화탄소나 철 이온, 불소 이온 등 특정 성분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면 온천으로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뜨거운 물이라고 해서 모두 온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하에서 나온 물이어야 하고 온도나 성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천연온천’이라는 표시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자연 상태에서 지하로부터 용출한 온천수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시설에서 온천수에 물을 섞거나 가열하고, 욕조의 물을 순환·여과하더라도 온천법상 온천의 지위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사업자는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장소에 온천 관련 정보를 게시해야 한다. 주요 게시 항목은 원천명, 온천 성분, 온도, 용출량, 분석일, 분석기관, 금기증, 입욕 또는 음용 시 주의사항 등이다.

온천수에 물을 섞는 가수, 온도를 높이는 가온, 사용한 온천수를 다시 쓰는 순환, 여과장치 사용, 소독, 입욕제 첨가가 이뤄질 경우에는 그 사실과 이유도 표시해야 한다. 온천 성분은 등록 분석기관을 통해 원칙적으로 10년 이내마다 다시 분석하고 게시 내용도 갱신해야 한다.

소비자가 가장 혼동하기 쉬운 표현은 ‘천연온천’과 ‘원천 가케나가시’다. 천연온천은 온천법상 기준을 충족한 온천수를 이용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가케나가시는 욕조에 새로운 온천수를 계속 공급하고 사용한 물을 되돌리지 않고 흘려보내는 이용 방식을 말한다.

다만 가케나가시라고 표시돼 있어도 온도 조절을 위해 가수하거나 가온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원천 100%’라는 광고 문구 역시 실제 욕조 운영 방식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러 종류의 욕조가 있는 시설에서는 모든 욕조에 온천수가 사용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일부 욕조만 온천이고 나머지는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가열한 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욕조에만 온천을 사용하면서 시설 전체가 천연온천인 것처럼 광고하면 일본 경품표시법상 우량오인 표시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온천의 효능 표시도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시설은 성분 분석 결과에 근거해 일반적 적응증과 해당 온천의 성분별 적응증을 표시해야 한다. 질병을 확실히 치료한다거나 누구에게나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식의 과장 표현은 경계해야 한다.

일본에서 온천의 실질적인 이용 상태를 확인하려면 간판보다 욕실이나 탈의실에 게시된 ‘온천성분분석서’와 ‘온천 이용상황’을 먼저 보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가수·가온·순환여과·소독 여부를 확인해야 ‘천연온천’이라는 네 글자 뒤에 숨은 실제 운영 방식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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