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일국양제’를 기반으로 고도의 자치와 자유를 보장받기로 했던 홍콩이 반환 30년을 앞두고 사실상 중국 본토 체제에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영국과 중국은 1984년 중영 공동선언을 통해 홍콩 반환 이후 50년간 기존 자본주의 체제와 자치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홍콩은 외교·국방을 제외한 정치·경제·사법 분야에서 독자성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거치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통제는 급격히 강화됐다. 특히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반중 인사와 민주화 운동가, 언론인들에 대한 대대적 사법처리가 이어졌고 주요 민주진영 정당과 시민단체들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홍콩 당국은 2024년 ‘홍콩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는 국가안전조례까지 추가 시행하며 통제를 확대했다. 해당 법은 국가전복, 외세결탁 등 안보범죄 범위를 대폭 넓혔으며 최고 종신형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정치 환경 변화와 함께 언론 자유도 크게 위축됐다.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 창립자인 지미 라이 재판은 국제사회에서도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과 서방 정치권은 그의 석방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과 홍콩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뉴욕·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허브로 불렸던 홍콩은 최근 해외 자본 이탈과 기업 감소, 중국 본토 도시들의 성장으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자금 조달 규모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홍콩이 안정과 번영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사회 혼란이 사라지고 경제 회복 기반이 강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중 진영 역시 국가안보와 질서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홍콩은 형식적으로는 여전히 특별행정구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사법·언론 환경 전반에서 중국 본토식 통치 체제가 강화되며 반환 당시 약속됐던 ‘홍콩식 자유체제’는 상당 부분 약화됐다는 분석이 국제사회에서 우세하다.
홍콩 반환 29년 앞둔 현재…‘일국양제’ 퇴색 속 중국화 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