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교 현장에서 수학여행과 숙박형 체험학습이 잇따라 축소·폐지되는 가운데, 중국은 오히려 이를 정책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체험형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교육당국은 최근 수년간 ‘연구형 여행(研学旅行)’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단순 관광 개념의 수학여행이 아니라 역사·과학·문화·농촌·국방 체험 등을 결합한 야외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중국 교육부와 지방정부들은 학생들의 현장 체험과 사회 경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 학교들은 박물관, 혁명 유적지, 과학기술 단지, 농촌 체험 시설 등을 활용한 단체 교육 프로그램을 정규 교육 과정과 연계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 현장의 안전 책임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숙박형 체험학습 자체를 부담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특히 사고 발생 시 학부모 민원이나 법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활동보다 안전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 됐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부 학교들은 수학여행을 당일 체험학습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변경하고 있다. 교사노조와 교육단체들도 지속적으로 교사 보호 장치 마련과 책임 분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전문가들은 한중 간 차이가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교육 행정과 사회적 책임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사고 발생 시 개인 책임 추궁이 강한 반면, 중국은 국가와 학교 시스템 중심으로 관리가 이뤄지는 특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 내부의 과도한 불신 구조도 체험교육 위축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중국 사회의 부정적 사례만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정작 한국 사회 역시 교육 붕괴와 공공 신뢰 약화, 극단적 책임 추궁 문화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생들의 공동체 경험과 사회성 교육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사고 책임 부담 때문에 교육활동 자체를 회피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며 “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체험교육은 계속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 폐지, 중국은 확대”…수학여행 바라보는 한중 교육현장의 엇갈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