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린더에 얽힌 이야기: 1월 ~ 12월의 탄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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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달력은 월력(月曆)에서 온 말이다. 달(月)은 밤하늘의 달, 즉 한 달(Month)의 기준이 되는 천체를 의미하고, 력(曆)은 <지낼 력(歷) 아래에 날 일(日)이 붙은 글자>로 해가 지나는 길(날짜)을 차례대로 기록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말 <달력>은 달의 변화를 관찰하여 날짜의 차례를 적어놓은 기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영어 캘린더(Calendar)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의 일상에 잡은 캘린더(Calendar)라는 단어는 라틴어 Kalendae(칼렌대)에서 유래했다. 고대 로마에서 한 달의 첫날을 알리는 관리인이 <새달이 시작되었습니다!>라고 크게 외침(Calare)에서 시작된 말로 한 달이 시작하는 날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캘린더 속 1월부터 12월까지의 영어 명칭은 주로 로마 신화, 황제, 그리고 라틴어 숫자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최초의 고대 로마 달력이 3월부터 시작하여 12월까지로 구성되어 1월과 2월은 달력에 없었다. 즉, 로마의 건국 시조인 로물루스(Romulus) 왕이 제정한 최초의 달력은 1년이 총 304일뿐이었고, 1, 2월의 61일은 달력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농경 사회의 특징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61일은 달력에서 제외하여 죽은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이후 로마의 2대 왕으로 알려진 누마왕의 지시로 사라진 61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3월~12월에 이어 1월(Ianuarius)과 2월(Februarius)을 추가하여 3월 ~ 2월의 순서인 12월의 체계가 완성되었다. 그러다 기원전 153년경, 집정관의 임기 시작일에 맞춰 1월과 2월을 한 해의 맨 앞으로 옮기면서 지금의 순서가 되었다. 그러나 누마왕이 만든 12개월 체제도 시간이 흐르며 계절과 며칠씩 어긋나자, 씨저가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해 1년을 365.25일로 고정하고 윤달 시스템을 정비하여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를 우리는 씨저의 이름을 따서 <율리우스력>이라고 한다. Julius Caesar(쥴리어스 씨저)의 라틴어 발음이 <율리우스 카이사르>인 것은 이전 칼럼에서 두어 번 이야기 한 바 있다.
애초의 달력이 3월~12월로 구성되었다고 이야기하였듯이 3월(March)은 <전쟁의 신>을 뜻하는 Mars(마르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전쟁(또는 농사)을 시작하려면 행군나팔을 불면서 행진해야 한다. 그래서 3월은 전쟁의 신이 행군나팔 불면서 행진하듯이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움츠러진 몸의 기지개를 켜면서 행진하는 소생의 달인 것이다. 어원적으로 보면 서양의 9월 학제보다 한국의 학제가 새롭게 붐업하기에 좋은 시스템인 것 같기도 하다.
4월(April)은 <열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perire(아페리레)에서 유래한 말로 꽃망울이 터지고 자연의 문이 열리는 달을 의미한다. 1월의 야누스가 <인위적인 행정의 문>이라면, 4월은 <자연이 스스로 여는 생명의 문>인 셈이다. 5월(May)은 <성장의 여신>을 의미하는 Maia(마이아)에서 유래한 말로 만물이 풍성하게 성장하고 번성하는 시기를 뜻한다. 한국에서는 노천명 시인의 시로 인해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듯이 행군나팔 불면서 행진(March)하여 계절의 문을 열고(April) 성장하는 계절이 5월(May)이다. 6월(June)은 <결혼과 출산의 여신>을 의미하는 Juno(유노)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래서 6월의 신부(June Bride)가 인기 있는 이유인가 보다.
7월(July)은 로마의 독재자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며, 8월(August)은 로마의 첫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인 아우구스투스(Augustus Caesar)에서 유래하였다. 7월은 씨저가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함이었고,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8월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9월(September)은 7번째 달을 의미하는 Septem에서, 10월(October)은 8번째 달을 의미하는 Octo(다리가 8개인 문어를 뜻하는 Octopus와 팔각형인 Octagon과 같은 어원)에서, 11월(November)은 9번째 달을 의미하는 Novem에서, 12월(December)은 10번째 달인 Decem(10년을 뜻하는 Decade와 같은 어원)에서 온 말이다. 실제의 달보다 2달이 밀린 것은 1월과 2월의 순서가 맨 뒤에서 맨 앞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1월(January)은 두 얼굴의 신으로 알려진 문의 신 Janus(야누스)에서 유래하여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는 두 얼굴을 가져 경계의 문이 원뜻이지만, 달력의 맨 뒤에 있던 1월이 달력의 맨 앞으로 옮겨오면서 1월(January)은 자연스럽게 <새해의 문을 여는 달>이 된 것이다. 2월(February)은 <정결과 깨끗함>을 뜻하는 Februa(페브루아)에서 유래하였으며, 로마인들이 새해(March)를 맞이하기 전 몸과 마음을 정화하던 달이다.
우리말 달력이 밤하늘의 달을 묵묵히 관찰한 <빛의 기록>이라면, 서양의 캘린더는 새달을 선포하던 <소리의 역사>였고, 고대 로마 달력이 원래 3월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Calendar)은 뒤쪽 달의 숫자 의미가 현재와 두 달씩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되는 말을 의미와 어원을 통해 말의 쓰임에 흥미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