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을 주도했던 김옥균이 영국 외교관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한글 편지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도서관에서 발견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14일 학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도서관 책임 사서인 오지연(지연 우드) 씨가 최근 도서관 소장품 중 김옥균의 친필 편지를 확인했다.
편지는 “개국사백구십삼년 삼월념일”이라는 표기로 시작되며, 날짜를 서기로 환산하면 1884년 4월 15일로 추정된다. 편지 수신인은 조선과 일본 등지에서 외교활동을 했던 파크스로, 영국이 조선과 체결한 조영수호통상조약 비준 문제로 방한할 무렵 김옥균이 일본에서 작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편지에서 김옥균은 “당신이 조선 공사 하신 일은 조선을 위하여 경사롭소”라며 “조선 일은 당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선은 십분의 십 분을 다 생각지 아니시면 어렵소”라고 적어, 당시 조선 문제에 대한 영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분석한 김종학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필체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김옥균의 친필 서한임이 확실하며, 특히 ‘개국년’ 표기는 청나라 연호 대신 독립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갑신정변 직전 외교적 지원을 얻기 위한 김옥균의 노력을 보여주는 희귀 자료”라며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근대 한국사 전문가 김흥수 홍익대 교수 역시 “김옥균 특유의 필체 및 당시의 정치적 맥락이 일치해 편지의 신빙성이 높다”고 강조하며 “추후 영국 외교문서 등을 통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케임브리지대 도서관 측도 “정치적 격변기 조선의 현실과 김옥균의 독립의지가 담긴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편지를 발견한 오지연 사서는 “도서관의 한국 컬렉션이 더욱 풍성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