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h dice ornament on table

[칼럼] 일본에서 경험한 4시간 반짜리 PTA 모임

주말 오후 4시간 반. 평일보다 더 바쁜 시간을 내어 참석한 사립중학교의 PTA 모임은 단순한 학교 설명회를 넘어서, 학부모들 간의 관계를 맺고,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며, 자녀 교육의 현장을 피부로 느끼는 특별한 자리였다. 모임은 학교 근처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시작되었다. 코스로 이어진 식사는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고, 6명 정도씩 나뉘어 앉은 테이블에서 처음 만난 부모들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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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혁칼럼] 왜 하필 쌀이었을까? 우리 겨레 신의 선택 ‘쌀의 선택’

국토의 70%가 산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상들은 밭농사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벼농사를 왜 지으셨을까? 왜 하필 그 많은 곡물 중에 벼농사였을까? 구소련의 스탈린이 연해주의 고려인들을 혹독하게 추운 겨울에 버려진 땅으로 강제이주시켰을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얼어 죽으면서도 끝까지 지키고 살아남았던 것도 볍씨였고 벼농사였다. 5천 년 동안 우리 겨레와 함께 해왔던 ‘쌀’은 우리 겨레를 상징하는 대표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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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바지 한 번 입어본 날, 나를 가둔 울타리가 사라졌다

도쿄의 여름, 길거리를 스치는 바람은 뜨겁지만 일본 여성들의 옷차림은 의외로 길다. 40대쯤 되면 반바지는커녕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스커트나 헐렁한 바지만이 거리 풍경이 된다. ‘보기 드문’ 정도가 아니라 ‘전무(全無)’에 가까워서, 나 역시 동료 집단의 암묵적 규범에 갇혀 반바지를 단 한 번도 꺼내지 못했다. 사실 반바지는 매해 샀다. 옷장 속에는 ‘언젠가’의 계절을 기다리다 끝내 빛을 보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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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해외동포들의 자긍심

지구촌 네 번째 많은 해외동포 ‘무려 730만명’ 꿈과 희망 ‘모국과 함께 이뤄 나가는 동반자’ ‘후손들 뿌리 잊지 않도록’ 모국 교류 활성화 재외동포 입체적 지원! ‘한글 세계화 주춧돌’ 한글은 우리 한민족이 남긴 세계적 문화유산 ‘세계 언어학계, 디지털 분야’ 주목받고 있어 현지에서 선도 핵심기관 ‘전문가 필요한 시점’ 국제적 공조 프로그램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국민이 주인인 나라! 지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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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erson holding a clothes

[칼럼] 여자들이 항상 입을 옷이 없다고 하는 이유

자라(ZARA)의 시즌 세일이 어제 밤부터 시작됐다.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1년에 두 번뿐인 이 시기는 일종의 ‘축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세일을 기다릴수록, 그리고 세일을 통해 옷을 더 사들일수록 “정작 입을 옷이 없다”는 역설적인 불만도 커진다. 이유는 명확하다. 옷이 많아지면 수납이 무너지면서 옷장의 가시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으니 이미 가진 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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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up shot of a person holding a tweezer and false eyelashes

[칼럼] 속눈썹 시술의 ‘초간편 파마’ 혁신이 던지는 통찰

속눈썹은 많은 여성에게 ‘얼굴의 프레임’이라 불린다. 모발이 남성에게 중요한 자존감 지표라면, 여성에게는 길고 풍성하며 위로 아름답게 컬링된 속눈썹이 그러한 역할을 해 왔다. 지난 10여 년 간 뷰티 살롱을 지배해 온 인조모 연장 시술은 한 올 한 올을 특수 본드로 붙이는 고도의 수작업이어서, 숙련된 테크니션조차 40~60분의 집중 노동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최근 현장에서는 ‘초간편 속눈썹 파마’가 조용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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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적인 교원상: 내향성과 외향성을 넘어

교육은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복합적‧총체적 과정이다. 특히 사범대에서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우리는 ‘이상적인 교원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을 반복해 던질 수밖에 없다. MBTI 통계에 따르면 내향형(I)과 외향형(E)의 비율은 지역과 문화권을 막론하고 대체로 엇비슷하다. 그럼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활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교사가 최고”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교원 선발과정, 교사 평가제도, 심지어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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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 칼럼 33> 알쏭달쏭 입시용어 2 – 내신노마드를 아시나요? –

진학부장을 거쳐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역임하다 보니 대입 상담은 물론 진로 고민과 학업 및 직업에 관한 상담 등 다양한 상담 영역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천 건이 넘는 상담 중 거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게 듣는 잘못된 입시용어가 <생기부>다. 생기부는 <초등학교>로의 개칭 이전의 이름인 <국민학교>에 해당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개칭이 된 것처럼 생기부도 개칭되었다. 그렇다면 생기부는 어떤 이유로 인해 어떤 이름으로 개칭되었을까? 상담하면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학종>을 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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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일본 동북지역 한국어교육자 심포지움

2025년 6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 민단 미야기현지방본부 한국회관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한자리에 모였다. 센다이한국교육원 주최, 대한민국 교육부 후원으로 열린 2025 일본 동북지역 한국어교육자 심포지움은 무더운 여름날에도 불구하고 150여 명의 내빈과 참가자, 그리고 6명의 발표자가 한 마음으로 모여 한국어 교육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행사를 연 박경희 센다이한국교육원장은 인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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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춘미칼럼>『소년이 온다』, 그리고 읽는다는 일

최근 ‘마중물 한국어 독서회’에서는 화재가 되었던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 학습자들과  8주에 걸쳐 함께 읽었다. 각 장을 나누어 읽고 한 사람씩 각 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다시 낭독하고 어떤 말이 인상깊었는지 그 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어떻게 공감하게 되었는지 등을 이야기 나누며 읽어 내려갔다.  그 중에서도 1장 ‘어린 새’를 소리 내어 읽던 날을 잊지 못한다. ‘어린 새’는 당시 희생된 중학생이었던 한 아이에 비유되었고 그 광주의 한 아이, 상처 입은 몸과 영혼, 그리고 그가 바라보았던 참혹했지만 맞설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새’의 상황을 고요한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나갔다. 글은 담담하게 쓰여 있었지만,하나 하나의 어휘 그리고 한 줄의 문장  안에는 그 때의 진실을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담기지  않는 고통이 글자 안에 담겨져 묵직묵직하게 놓여 있었다. 그렇게 무겁게 내려 않아 있는 정제된 고통의 글들을 같이 읽었던 독서회 멤버들은 그들 스스로가 저 밑바닥에서 끌어 낸 감정에 스스로의 어휘들을 녹여내 느낌들을 토로하고 공유했다. 1장의 낭독이 끝나갈 무렵, 한 일본인 학습자가 조용히 말했다. “선생님, 저는 그 새가… 영혼 같다고 느꼈어요. 그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어 날아가는 거예요, 그 아이의 마음이…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날아가는 거예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제 어머니께서 운명하셨을 때에 어머니의 몸 속에서 홀연히 무언가가 날아간다고 느꼈거든요. 아주 조용히, 천천히 떠나가는 느낌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이 엄마의 영혼을 가진 작은 새였을 것 같아요. ” 그녀의 목소리가 천천히 잦아들었다. 나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뭔가 가슴 속에 먹먹함이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그 말은 해석이 아니라, 감응이었다. 짧은 단어와 묵직한 문장에서 바로 전달해 오는 감응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어린 새’와의 일체감일수도 있으리라.  그건 언어로 설명된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인 의미였다. 『소년이 온다』는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한국인인 나로서도 입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다. 광주라는 이름, 표현할 수 없는 아픔, 죽음과 침묵, 잊히는 고통과 잊혀지고 싶지 않은 기억, 영원히 잊고 싶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이어졌다. 나는 그 글을 읽는 동안, 아니 독서회에서 읽기로 결정하기 전부터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나는 주인공 한 사람 한 사람으로 빙의되어 매일 꿈 속에서 시위대가 되고 게엄군의 추격에 피해 다니고 고통을 겪고 죽음을 맞고 시신이 되어 다른 시신들과 가로로 쌓여져 트럭에 실린 채 어디론가 실려가는 꿈을 거의 매일 꾸었다. 같이 글을 읽던 이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자신의 목이 잘려나가고 누군가가 같이 쓰러져 끌려가고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꾸준히 그 책을 마지막까지 읽어 나갔다. 그리고 가장 아픈 장면에서 가장 조용한 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했다. “이 책은… 미안하다는 말을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요.” 또 다른 학습자의 말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언어를 넘어서 한국이 가진 한국의 고통에 다가서는 순간, 나는 그 앞에서 매번 숙연해진다. 그들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가진 역사와 기억과 감정을 함께 읽고 있었던 것이다.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이해하는 일이 아니다. 타인의 삶과 슬픔을, 내가 모르는 역사와 감정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슬픔을 함께 짊어지지는 못하더라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조용한 연대이다. 그날, “영혼이 날아가는 거예요.”라고 말했던 그 학습자의 목소리를 나는 오래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으며 고통스러워할 때마다 나는 말했다.  “우리는 이 글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해요. 이 아픔을 피하면 안 돼요. 글을 읽는 우리의 고통은 그들이 겪은 것에 비하면 단발적이고 깃털 같은 것일지도 몰라요. “ 그렇게 우리를 감정의 심연까지 끌어내렸던 『소년이 온다』를 마치고 우리는 지금도 매주 다른 테마의 책을 읽고 있다. 읽는다는 것, 그것은 언어 수업이자, 다양한 삶의 기억을 향한 조용한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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