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쿄 한가운데서 목격한 야생의 잔혹한 섭리
주말을 맞아 도쿄 서쪽 키치조지에 위치한 이노카시라 공원을 찾았다.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몇 년째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이곳은 아름다운 연못과 두 개로 나뉜 동물원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새들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동물원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어 많은 이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그 평화로움 속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과 마주했다. 오리나 백조 같은…
주말을 맞아 도쿄 서쪽 키치조지에 위치한 이노카시라 공원을 찾았다.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몇 년째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이곳은 아름다운 연못과 두 개로 나뉜 동물원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새들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동물원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어 많은 이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그 평화로움 속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과 마주했다. 오리나 백조 같은…
NKNGO Forum이 마련한 신각수 전 주일대사 특별강연은 20여 년간 필자의 가슴속에 남아 있던 의문과 감정을 일시에 정돈해 주었다. 마치 복잡한 퍼즐이 한순간에 맞춰지는 경험이었다. 강연 전반부에서 그는 한 일 상호인식의 왜곡을 짚었다. 역사화해 부재로 생긴 신뢰 부족, 반일·혐한 정서의 확대, SNS가 촉발한 오해의 재생산이 반복되면서 객관적 연구가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서로를 ‘정치인’의 언행으로 환원해 버리는 프레임도 문제였다. 이어 전반부의 사례 분석은…
도쿄와 수도권을 내리치던 천둥·번개가 잠시 더위를 식히던 저녁, 집에 돌아오니 먼 곳에 두었던 라디오가 눈에 띄었다. 채널을 맞추자마자 또렷한 DJ 목소리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일본 라디오를 무한으로 듣던 시절이 선명히 떠올랐다. 유튜브도 팟캐스트도 없던 그때, 라디오는 현지 일본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이었다. 당시 나는 일본에 어학연수와 교환학생으로 오며, 돌아갈 때마다 수십 개의…
– 짝퉁 재수를 아시나요? – 지금까지 최성보와 학점제, 사탐런, **위주 전형, 그리고 내신노마드(내신 유목민) 등의 대입 용어와 점수 체계와 관련된 상징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입시용어를 마무리하기 전에 오늘은 색다른 입시용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부흥 뒤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를 철저히 모방하자’라는 일본의 국가적 전략이 자리하였고, 바이든의 방문을 이끌어냈던 중국의 짝퉁 시장은 이제 테슬라를 능가하는 전기차의…
올해 7월 초에 일본이 ‘초대형 지진’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소문이 전 세계 SNS와 메신저를 타고 퍼졌다. 발단은 1999년작 만화 《내가 본 미래》의 작가가 2025년 7월 5일 거대한 재해를 꿈에서 보았다고 밝힌 대목이었다. 홍콩·대만 등지에서는 단체 관광 취소가 속출했고, 나 역시 “지금 일본에 가도 되느냐”는 메시지를 수십 통이나 받았다. 예언은 과학이 아니며, 일본에 사는 우리 역시 그…
오늘 일본에서 열린 KARA의 콘서트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한 편의 ‘인생 드라마’ 같은 무대였다. 사실 나는 KARA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들의 전성기였던 시절, 나는 아이 키우고 생계를 꾸리는 데 바빠 텔레비전은커녕 유튜브도 제대로 보지 못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KARA에 대한 추억도, 애틋함도 크게 없었다. 그저 우연한 기회로 간 자리였고, 그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마주한…
요즘 대학 강단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다. 강의실의 공기가 자꾸만 흐트러지고, 강의자의 목소리가 가닿기도 전에 학생들의 눈과 손은 이미 스마트폰 화면 위로 흘러간다. 아무리 강의 내용을 공들여 준비해도,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교수자뿐 아니라,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현실일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는 일상의…
내가 가르치는 한 학생은 늘 ‘작문’이라는 관문 앞에서 주저앉곤 했다. 우리 학과는 보고서·계획서·제안서 등 문서 작성 비중이 특히 높다 보니, 이 학생에게 글쓰기는 학업 전반을 뒤흔드는 약점이었다. 최근에도 중요한 공식 문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AI를 쓰지 않고 써 온 초안은 불완전한 문장 몇 줄뿐이었고 형식은 물론 성의조차 찾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학생을 불러 AI 기반 문서 작성법을…
한때는 당연했던 풍경이었다. 아침이면 우편함에 꽂힌 따끈한 종이 신문을 펼쳐 들고,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일. 종이의 질감, 인쇄된 글자의 밀도, 손끝에 묻어나는 잉크 냄새까지도 소중한 일상의 일부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종이 신문을 좋아하던 사람. 그리고 지금도 어쩌면 그렇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오랫동안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사랑해왔다. 경제 전문지라는 성격 때문인지,…
– It rains cats and dogs. – 지금까지 최성보와 학점제, 사탐런, **위주 전형, 그리고 내신 노마드(내신 유목민) 등의 대입 용어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용어로 표준점수 체계와 백분율 및 백분위의 관계에 대하여 칼럼 8과 9에서 이미 알아보았다. 오늘은 점수 체계와 관련한 상징과 담론으로 입시용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수능 체계가 바뀔 때마다 사교육에 날개를 달아준다고 한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