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가 전례 없는 무더위를 겪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뜨거운 공기는 가시지 않았고, 10월 초순까지 이어진 더위는 끝없이 지속될 것 같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마치 가을이 없이 곧바로 겨울로 넘어갈 듯한 기세이다. 이러한 급격한 날씨 변화는 기후 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경고로 느껴진다. 기후 변화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일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후지산의 만년설도 그 두께가 얇아지면서 일본의 상징적 자연경관이 흔들리고 있다. 자연의 변화는 일본인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계절은 사계절이 분명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점점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사라지는 듯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후 변화의 문제가 아닌 일본의 문화와 삶의 양식까지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영국 사진작가 [던컨 포터]가 찍은 스위스 빙하의 사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15년 전과 현재를 비교한 두 장의 사진은 빙하의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거에는 웅장했던 빙하가 지금은 녹아내려 호수로 변해 버렸다. 이 사진은 기후 변화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치 일본의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사라지는 것처럼 지구의 자연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스위스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일본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일본은 섬나라로서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에 더 민감하다. 일본의 해안가 마을들은 점점 더 자주 홍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의 아름다운 해변이 사라지고 마을은 바닷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단순히 자연 현상이 아닌 일본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빙하는 단순히 얼음덩어리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시각적 온도계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의 빙하학자 [마티아스 허스]는 빙하의 변화를 통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자연도 마찬가지다. 후지산의 만년설이 줄어드는 것은 그 자체로 경고이다. 일본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일본은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중요시하는 나라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후 변화가 계속된다면 일본의 자연과 조화로운 삶도 위협받게 될 것이다. 후지산의 눈이 사라지고 해안가 마을이 바닷물에 잠기기 전에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여름이 길어지고 후지산의 눈이 녹는 것을 보며 모두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마티아스 허스]가 경고한 것처럼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일본은 2100년에는 지금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잃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본뿐만 아니라 지구인 전체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각성을 깨닫고 지금부터라도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