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3-1) : 앵글로·색슨족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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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시리즈를 쓰다 보니 독자의 의견이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갈등은 알고 있었지만 왜 영국이 아닌 잉글랜드가 출전했는지, 그리고 별개의 민족인 앵글족과 색슨족이 언제부터 앵글로·색슨족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한 답을 위해서는 영국의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나의 칼럼 초기에도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영국은 영어로 4가지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잉글랜드(England), GB(Great Britain), UK(United Kingdom), 그리고 브리튼(Britain)을 모두 한국어로는 <영국>으로 통칭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앵글족의 땅(The land of Angles)이라는 의미이며, GB(Great Britain)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웨일즈>가 포함된 영국 본토라고 보면 된다. UK(United Kingdom)는 <GB + 북아일랜드>로 구성되며 UN이 정한 공식 국가명이기도 하다. Britain은 로마의 지배 당시 <문신/채색을 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켈트어 Pretani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늘날 영국이라는 형용사는 모두 Britain에서 온 British를 사용한다. 미국 영어(American English)와 구별하기 위한 British English(영국 영어)가 좋은 예다.
지금의 영국 땅에 거주하던 원주민은 켈트족(Celts)이었다. 로마의 쇠퇴기에 로마군이 철수하면서 자주국방 능력이 사라진 켈트족은 북쪽 픽트족(Picts)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대륙의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이 요청에 따라 449년에 주트족(Jutes)을 필두로 앵글족(Angles)과 색슨족(Saxons)이 용병으로 들어온다. 요청에 의한 지원군이었기에 일종의 무혈입성이었다. 그러나 대륙인이 볼 때 브리튼섬은 대륙보다 온화하고 농사짓기에 좋은 땅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지닌 우월한 무력으로 <여기는 내 땅!>하고 도움을 요청한 켈트족을 서쪽(지금의 웨일즈)과 북쪽(지금의 스코틀랜드)으로 몰아내고 오늘날의 영국인이 되었다.
천하의 로마 장군 카이사르(Caesar)가 두 차례 원정으로도 정복하지 못했던 브리튼섬을 앵글로·색슨족은 무혈입성하였으니 역사상 가장 가성비 높은 침공이었으리라. 지원군으로 들어가 무력으로 원주민을 몰아냈기에 역사적으로 이 사건을 The Germanic Conquest(게르만족의 침공)라고 한다. 브리튼 섬에 침략한 세 민족(Angles, Saxons, Jutes) 중 앵글족은 영국의 중부지역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색슨족은 남부의 웨섹스(Wessex) 지역을, 주트족은 켄트(Kent) 지역을 차지하였다.
이렇게 지원군으로 들어와 침략자가 되어 브리튼섬에서 정복자로 평화를 누리던 이들에게 9세기쯤 이들과 같은 게르만족이었던 노르드인이라고 불리는 스칸디나비아반도 3국(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의 해적인 바이킹의 침략으로 브리튼섬은 쑥대밭이 된다. 위기를 느낀 색슨족의 후예인 웨섹스의 알프레드 대왕이 앵글족의 도움을 받아 바이킹을 물리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알프레드 대왕은 앵글족과 색슨족 전체의 군주라는 의미로 스스로를 라틴어로 Rex Anglorum Saxonum(앵글족과 색슨족의 왕)이라 칭하였고, 이것이 오늘날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으로 통칭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잉글랜드가 앵글족의 땅(The land of Angles)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현대적 의미에서 영국인은 앵글로색슨족이 아닌 잉글랜드인(English)이라고 한다. 그러나 4개국을 아우르는 영국의 공식 국명은 UK(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며, 여권에 표시하는 공식 국적은 British라고 한다.
참고로 영국을 구성하는 위의 4개 나라 즉 England, Wales, Scotland, Northern Ireland는 월드컵 경기에 각각 별개의 팀으로 따로 출전한다. 축구 발상지에 대한 예우라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팀 GB(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Olympic Team)라는 하나의 팀으로 출전한다.
게르만족이라는 한 뿌리에서 앵글족, 색슨족, 주트족, 노르드인으로 분화된 것으로도 부족하여, 나중에는 앵글로·색슨족과 바이킹의 대결이라는 처참한 전쟁을 치른 역사를 볼 때, 현재 한반도의 남과 북이 통일되지 못하고 서로의 주권을 가진 별개의 국가가 되면 어찌 될지 하는 우려는 나만의 우려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경영 작가 덕분에 영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음.
특이한 것은 축구 종주국으로
4개의 나라가 참전한다고하니
중국이 이 소식을 알면 얼마나
마음이 착잡할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