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전투기는 어디로 가나…보관부터 재활용까지 다양한 ‘제2의 임무’

전투기가 퇴역한다고 해서 모두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군은 기체의 수명과 상태, 전략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관하거나 부품으로 활용하고, 동맹국에 이전하거나 박물관에 전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애리조나주 데이비스-몬산 공군기지 내 항공우주정비재생센터(AMARG)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군용기 보관 시설로 알려진 이곳에는 수천 대의 전투기와 수송기, 폭격기 등이 보관돼 있다. 건조한 사막 기후 덕분에 기체 부식을 최소화할 수 있어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필요 시 정비를 거쳐 다시 운용하거나 예비부품 공급원으로 활용한다.

수명이 충분히 남아 있는 전투기는 성능 개량을 거쳐 우방국에 판매하거나 군사원조 형태로 이전되기도 한다. 미국이 퇴역한 F-16 전투기를 여러 국가에 제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도입국은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전투력을 확보하고, 공급국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는다.

퇴역 전투기의 가장 중요한 활용 분야 가운데 하나는 부품 공급이다. 엔진과 레이더, 항공전자장비, 랜딩기어 등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은 같은 기종을 운용하는 부대의 유지·보수에 사용된다. 단종된 기종일수록 이러한 부품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일부 기체는 교육과 훈련에도 활용된다. 조종사와 정비사의 교육용 장비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화재 진압과 항공기 구조 훈련 등에 실제 기체가 투입되기도 한다. 또 일부 전투기는 원격조종이 가능한 무인 표적기로 개조돼 미사일과 전투기 실사격 훈련의 표적으로 활용된다.

역사적 의미를 지닌 전투기는 박물관이나 기념공원에 전시된다. 한국전쟁이나 냉전 시기 활약한 기종들은 군사사 교육과 항공기술 발전사를 소개하는 중요한 전시물로 활용되고 있다.

모든 활용이 끝난 기체는 해체 절차를 거친다. 알루미늄과 티타늄 등 금속 자재를 재활용하고, 사용 가능한 장비는 분리해 다른 군수 분야에 활용한다. 민감한 전자장비와 무장 관련 장치는 군사 보안 규정에 따라 별도로 폐기된다.

한국 공군 역시 퇴역 전투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F-4 팬텀과 일부 F-5 전투기는 교육과 전시용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부품 재사용과 해체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향후 운용 기간을 마친 최신 전투기들도 부품 공급과 교육, 무인 표적기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2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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