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가 장기간 방치됐던 폐교를 리모델링해 전국 최초 문화예술교육기관으로 탈바꿈시키며 지역 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늘어나는 유휴 공간을 교육·문화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로 주목된다.
1956년 개교한 왕암초등학교는 2002년 통폐합 이후 10여 년간 방치되며 흉물로 전락했으나, 2019년 논산시가 매입해 활용 방안을 모색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됐다.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2024년 문을 연 논산문화예술전문학교는 폐교를 활용한 문화예술교육기관으로는 전국 첫 사례다.
시설은 창작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한 동에는 라운지와 레코딩실, 세미나실 등이 들어섰고, 다른 동에는 댄스실, 보컬랩, 무비랩, 아트리에 등 실습형 교육 공간이 마련됐다. 2024년 10월부터 논산시청소년청년재단이 운영을 맡아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현장 교육은 체험 중심으로 운영된다. 샌드아트, 영상 제작, 레코딩 등 12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아트스쿨’ 과정에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참여해 실제 장비를 활용한 창작 활동을 경험한다. 지난해에만 지역 20개 학교와 17개 기관에서 2천여 명이 참여하며 교육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청년과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인공지능 활용, 디자인·영상 제작, 농산물 브랜딩, 전통주 제조 등 실생활과 연계된 교육이 운영되며, 특히 농산물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는 과정은 지역 농가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웹툰 창작소’는 현직 웹툰 작가가 직접 강의에 참여하는 전문 과정이다. 고가의 장비를 갖춘 환경에서 실습 중심 교육이 이뤄지며, 사설 학원 대비 낮은 비용으로 제공돼 학부모와 수강생의 만족도가 높다. 입소문을 타면서 인근 부여, 청양, 계룡, 대전 등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운영진은 향후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웹툰 작가가 상주하며 창작과 교육을 병행하는 레지던시 형태를 도입하고, 정부 공모사업과 지역 기금을 활용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폐교를 문화교육 거점으로 재생한 이번 사례는 농어촌 지역의 유휴 자산 활용과 교육 격차 해소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