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아베총리 시기 미국과의 협상 돌아보기

아베, 트럼프와의 ‘브로맨스 외교’로 협상 시기 조율…성과는 제한적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일본 외교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특히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일 당시 보여준 과도한 환대는 일본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가 방일한 당시, 아베는 골프 라운딩, 전통 만찬, 스모 경기 관람 등 일본식 ‘오모테나시’로 환대를 아끼지 않았다. 이와 같은 접대는 일본 내에서 “트럼프는 관광객, 아베는 가이드”라는 비아냥을 불렀지만, 정치적으로는 참의원 선거 전 무역협상 부담을 유예시키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있지만, 일본의 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룰 것”이라며 아베의 정치 상황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이는 아베에게 시간적 여유를 안겨줌으로써 자민당의 선거 전략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 압박은 여전했다. 특히 자동차와 농업 분야에서 미국은 일본의 양보를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은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삼았고, 일본은 이에 상당한 외교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아베는 트럼프와의 친분을 활용해 일본에 유리한 협상 국면을 조성하려 했으나,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 문제 앞에서는 실효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국 정상이 서로를 ‘신조’, ‘도널드’라고 부를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것과 달리, 일본이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무역협상 시기의 유예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의 과도한 환대가 결과적으로 실익 없는 외교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아베의 트럼프 외교는 외형상 밀월 관계를 통해 단기적 정치 이익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미국의 구조적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했던 외교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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