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칼럼 96] jky의 영어이야기

– town의 다양한 얼굴 2 : 팝송 속 일탈부터 타운홀 미팅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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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호에서는 영국 귀족들의 도시 생활을 담은 타운하우스(townhouse), 이민자들의 생존과 연대가 깃든 코리아타운(Koreatown), 그리고 자본의 흥망성쇠가 남긴 고스트 타운(ghost town)을 통해 town의 다양한 얼굴을 살펴보았다. 언어는 역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트렌드까지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에 오늘은 town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어원적으로 울타리로 둘러싼 땅이나 정원, 농장과 집터를 가리키던 말이었던 town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삶의 터전>이다. 그래서 townhouse처럼 주택이 되기도 하고, hometown처럼 삶의 터전이었던 고향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고향>이란 말은 도시민의 관점에서 자신이 태어나 자란 시골을 의미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영어로 <Seoul is my hometown.>이라고 하면 <서울은 내 고향이야.>라는 뜻이 된다. Town이 시골의 작은 마을이나 소도시는 물론 대도시까지도 포함하는 좋은 예다. 그런 의미에서 향수병을 의미하는 homesick는 단순한 집이라는 건물만이 아니라 hometown에서의 가족, 익숙한 음식, 일상, 그리고 그곳에서 느끼던 편안함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고향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물은 hometown hero라고 하며, 고향을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은 hometown pride라고 한다. Town이 지리적인 장소를 넘어 소속감과 애정의 표현이 되는 좋은 예다.

요즘 대통령이 지방 행차 시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행사인 타운홀 미팅(townhall meeting)에서의 town은 유대감을 공유하는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를 상징하는 말이다. 타운홀 미팅(townhall meeting)의 유래는 17세기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을 주민들(townspeople)은 중심 건물인 타운홀(마을 회관)에 빠짐없이 모여 세금 인상이나 지역 조례 같은 공동의 현안을 직접 토론하고 투표로 결정했다. 직업이나 신분의 고하를 떠나 누구나 발언권을 얻어 난상 토론을 벌이던 <직접 민주주의>의 전통이 바로 타운홀 미팅의 기원이다. Town hall은 시청 또는 지방 행정청사를 의미하는 말이다. 대도시인 서울시의 서울시청은 town 대신 서울이란 지명을 사용하여 Seoul City Hall이라고 한다.

94호 칼럼에서 언급한 빌리 조엘의 <Uptown Girl>에서의 town은 도시의 북쪽이나 고지대에 위치한 부유층의 주거 지역 즉, 상류층의 세련되고 부유한 생활 방식이라는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를 내포하였다. 반면, 2023년에 발표되어 유명 팝송 차트를 휩쓴 일탈의 외침인 도자 캣(Doja Cat)의 히트곡 <Paint The Town Red>에서의 town은 억눌린 일상에서 벗어나 거침없이 축제를 벌이는 <시내 중심가 또는 유흥가>를 의미한다. 원래 <Paint the town red>는 시험이나 큰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혹은 특별히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술집이나 클럽 등을 돌아다니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상황을 묘사할 때 쓰이는 표현이었다. 그래서 <Paint the town red>는 ‘밖으로 나가 진탕 놀다’, ‘광란의 밤을 보내다’, ‘밤새도록 시끌벅적하게 즐기다’라는 뜻의 관용구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town하면 빼놓을 수 없는 표현이 <Talk of the town>이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장안의 화제>가 될 때 영어로는 <It is the talk of the town>이라고 한다. 왜 <talk of the city>가 아닌 <talk of the town>일까? City는 너무 거대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라 소문이 하나로 모이기 어렵지만, town은 서로 안부를 묻는 인간적인 규모의 공간이기에 소문도 town 단위에서 가장 뜨겁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talk of the town>은 마을(town) 사람들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talk)할 정도로 널리 회자되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나 인물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관용구로 사용된다.

단순한 물리적 울타리에서 시작된 town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계층, 일탈의 무대, 그리고 대중의 여론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다채롭게 변모해 온 과정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이번 칼럼의 핵심 단어인 town과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를 결합한 예문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The movie <Assassins> is the talk of the town in Korea(영화 <암oo>는 요즘 한국에서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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