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밤으로 바뀌는 순간…개기일식은 왜 일어날까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정확히 지나면서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은 태양·달·지구의 위치와 거리, 달의 공전 궤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때 나타나는 천문현상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일식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통과하면서 달의 그림자가 지구 표면에 드리울 때 발생한다. 이 가운데 달이 태양의 원반 전체를 가리는 현상이 개기일식이다.

개기일식이 가능한 핵심적인 이유는 지구에서 바라봤을 때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가 우연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태양의 실제 지름은 달보다 약 400배 크지만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도 달까지 거리보다 약 400배 멀다. 이 때문에 지구에서 관측하면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거의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

달이 태양 바로 앞을 지나면 달의 그림자는 지구 쪽으로 뻗는다. 이 그림자는 크게 본영과 반영으로 나뉜다. 본영은 태양빛이 완전히 차단되는 가장 어두운 그림자로, 지구 표면에서 이 지역에 위치한 관측자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반영 지역에서는 태양의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나타난다.

개기일식 때 태양의 밝은 표면인 광구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면 평소 태양빛 때문에 보기 어려웠던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부분인 코로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검은 원반처럼 보이는 달 주변으로 희고 가느다란 빛이 퍼져 나가는 독특한 장면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그러나 달은 약 한 달에 한 번씩 지구를 돌면서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하는 삭을 맞는데도 매달 일식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달의 공전 궤도면이 지구가 태양을 도는 공전 궤도면에 대해 약 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삭에서는 달의 그림자가 지구의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지나가 버린다. 태양과 달, 지구가 거의 일직선에 놓이는 시기에만 일식이 가능하다.

NASA는 이처럼 일식이 발생할 수 있도록 태양과 달, 지구의 위치가 맞는 기간을 ‘일식 계절(eclipse season)’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시기는 일반적으로 1년에 두 차례 나타나며 한 번의 일식 계절은 약 35일간 지속된다.

달의 거리도 개기일식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달의 지구 공전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에 가깝기 때문에 지구와 달 사이 거리는 계속 변한다.

달이 비교적 지구에 가까운 상태에서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정확히 놓이면 달이 태양 전체를 가릴 수 있어 개기일식이 된다. 반대로 달이 상대적으로 멀리 있어 겉보기 크기가 태양보다 작으면 태양 가장자리가 고리처럼 남는 금환일식이 나타난다.

따라서 개기일식은 단순히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 아니다.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 지구와 달의 거리, 달의 궤도 기울기와 세 천체의 정렬이 동시에 맞아야 만들어지는 정교한 천체 운동의 결과다.

개기일식이 시작되면 주변의 밝기는 급격하게 낮아지고 낮에도 하늘이 어두워진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 단계는 관측 지역에 따라 수십 초에서 수분 정도 이어진 뒤 달이 이동하면서 다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만 개기일식을 관측할 때는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진 극히 짧은 개기 단계가 아닌 부분일식 과정에서는 맨눈으로 태양을 직접 바라봐서는 안 된다. 태양 관측용으로 인증된 일식 관측 장비를 사용해야 눈의 손상을 피할 수 있다.

결국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라는 세 천체가 우주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그림자 현상’이다. 지구에서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거의 같다는 우연까지 더해지면서 인간은 한낮에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고 코로나가 모습을 드러내는 극적인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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