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의 인기,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교육의 본질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글로벌 TOP 10 비영어권 쇼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80만 시청 수와 1억 2,62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고, 대한민국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19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85개 국가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 작품은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교육의 본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채용택·한가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참교육’은 무너져 가는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교권보호국의 이야기를 다룬다. 선을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에서 교육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묻고, 통쾌한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 드라마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단순한 오락적 재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속에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어떤 가치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쉬는 시간마다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시곤 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것이 옳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시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하늘같은 존재였고, 학부모들에게도 존중받는 교육자였으며 어떤 일을 해도 이유를 따지지 않았다. 학생은 교사를 믿었고, 교사는 학생을 아꼈으며,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했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큰 차이는 교육 환경이나 시설이 아니었다. 서로를 향한 믿음이었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했다. 내 아이만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기를 바랐다. 친구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배우고 뛰어놀며 성장하는 동반자였다. 지금처럼 수많은 학원을 전전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렀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들은 날이면 집에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부모님이 먼저 알게 되시면 더 큰 꾸중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언제나 선생님의 말씀을 존중했고, 자녀 교육에 있어서 학교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잘못이 있으면 아이를 감쌌던 것이 아니라 학교와 함께 바로잡으려 했다. 물론 과거가 모두 아름답고 현재가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시대는 변했고 학생들의 권리와 인권은 더욱 중요해졌다. 교사의 권위가 절대적이던 시절의 문제점 또한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한 것은 교육은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많은 갈등은 서로에 대한 신뢰의 붕괴에서 시작된다. 학부모는 교사를 의심하고 교사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학생은 존중과 책임의 균형을 배우지 못한다. 모두가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사이 정작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성장과 배움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2000여 년 전 소크라테스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어느 시대든 아이들은 미성숙하다. 그것이 아이들의 본질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문제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미성숙함을 어떻게 이끌어 줄 것인가이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사회가 어떤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들은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K-문화는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고 경제력과 국력, 기술력과 방위력 또한 세계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성취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보 본다.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국민의 노력과 교육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교육의 핵심은 화려한 시설이나 첨단 기기가 아니었다.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며 교사는 학생을 사랑했던 관계의 힘이었던 것이다.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기에 교육은 살아 있었고 그 교육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개인의 권리는 점점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배려가 사라진 사회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친구를 경쟁자로만 보고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여기며 학교를 불신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건강한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참교육’의 인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람들은 단지 통쾌한 응징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무너진 신뢰가 회복되고 교육이 다시 교육다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다. 교사만의 책임도 학부모만의 책임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을 존중하되 책임을 가르치고 교사를 보호하되 끊임없이 성찰하게 하며 학부모는 권리와 함께 공동체의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결국 신뢰의 회복에 달려 있다. 서로를 믿고 존중하고 함께 아이를 키우겠다는 마음을 되찾을 때 비로소 교육은 다시 희망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경쟁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용기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모두가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고 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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