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칼럼 72] jky의 영어이야기

– 요일에 얽힌 이야기 –

#요일 #달력 #음양오행 #동양 #서양 #주말 #로마 #게르만족

지난 칼럼들에서 고대 로마인들이 10달로 시작해 오늘날 12달의 달력을 완성하게 된 과정과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어원 및 쓰임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오늘은 그 달력(Calendar)의 최소 단위이자, 우리 삶의 리듬을 결정하는 요일(Days of the Week)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말>이라고 부른다. 단어 뜻대로라면 일요일은 한 주의 끝(End of week)이어야 한다. 그런데, 달력에는 일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에 한 주가 끝난다. 그러면 일요일은 주말일까, 아니면 주초일까? 주말이라고 부르면서 달력에는 주초로 표기하는 이 논리적 모순은 의식의 오류일까, 아니면 표기의 오류일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요일의 이름은 고대인들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 일곱 개의 천체(Seven Luminaries)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영어의 요일 이름은 로마의 신들과 북유럽(게르만)의 신들이 절묘하게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일요일(Sunday)과 월요일(Monday)은 하늘의 두 거울인 해(sun)와 달(moon)을 의미한다. 일요일(Sunday)은 고대 영어 Sunnandæg에서 왔으며, 로마인들이 불렀던 dies Solis를 직역한 것으로 <해의 날(Day of the Sun)>을 의미한다. 월요일(Monday)은 고대 영어 Mōnandæg에서 유래했으며, 라틴어 dies Lunae를 번역하여 <달의 날(Day of the Moon)>을 의미한다. 우리말 일요일(日曜日) 및 월요일(月曜日)과 그 의미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Tuesday ~ Friday)까지는 로마 신화의 신들을 북유럽 신화의 대응하는 신들로 치환하여 부르기 시작했다. 화요일(Tuesday)은 로마의 전쟁 신 마르스(Mars)의 날(dies Martis)을 게르만족이 자신들의 전쟁의 신인 <티르(Tiw/Tyr)의 날>로 정의한 날이다. 수요일(Wednesday)은 북유럽 신화의 주신(主神)인 오딘(Woden/Odin)의 날이다. 목요일(Thursday)은 천둥의 신 토르(Thor)의 날이다. 로마의 유피테르(Jupiter/Jove) 역시 번개를 다루는 신이었기에, 자연스럽게 토르의 날(Thor’s day)이 된 것이다. 금요일(Friday)은 사랑과 풍요의 여신 프리그(Frigg) 또는 프레이야(Freya)의 날로 로마의 비너스(Venus)에 대응하는 아름다운 여신의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토요일(Saturday)은 일주일 중 유일하게 로마 신의 이름이 그대로 살아남은 날이다. 농경의 신 사투르누스(Saturn)의 날(dies Saturni)에서 유래하였으며, 로마인들에게 농사와 수확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음을 보여준다.

위의 일요일과 월요일은 동양의 음양(陰陽)과, 화요일~토요일까지는 동양의 오행(五行)과 일치한다. 즉 서양의 요일 구성은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일치하는데, 이는 우연일까? 아니면 어느 한쪽의 차용일까?

동서양의 요일 체계가 일치하는 이유는 BC 7세기경 하늘의 일곱 천체(칠요)에 신의 이름을 붙여 7일 주기를 만든 메소포타미아(바빌로니아)의 천문학이 동서양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고대인들은 행성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순서에 따라 시간을 배정했고, 그 결과 오늘날의 <일-월-화-수-목-금-토>라는 절묘한 순서가 탄생했다. 이 체계가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와 로마로 전해져 서구의 요일 체계가 완성된 반면, 동쪽으로는 비단길(Silk Road)을 타고 인도로 전해졌다. 이후 불교 경전인 <숙요경> 등을 통해 중국과 우리나라로 흘러들어, 서양의 신들 대신 동양의 철학인 음양오행을 대입하여 명칭이 완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895년 갑오개혁을 기점으로 이 요일 체계를 관보에 공식 사용하며 현대적인 시간의 리듬을 갖게 되었다. 한글 창제의 원리 또한 음양(모음) 오행(자음)의 원리가 적용된 것을 보면 음양오행은 동양 철학의 기본인가 보다.

서두에서 <일요일은 주말일까, 아니면 주초일까?>라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양력 달력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들어온 서구 시스템이다. 당시 미국과 기독교 문명권의 달력은 일요일을 <주의 시작(The first day of the week)>으로 표기하는 것이 절대적인 규칙이었다. 비기독교적인 해석으로 영미권에서 일요일을 첫날로 보면서도 주말(weekend)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주일의 양쪽 끝을 Bookends(책꽂이 양 끝의 지지대)처럼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주말>은 주중에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철저히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는 <요일>을 습관적으로 <월요일~일요일>로 정의한다. 1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날이 일요일이며, 심리적으로는 1주일의 마지막처럼 느껴지는 날이 일요일이다. 독자 여러분의 1주일은 일요일에 시작되나요, 아니면 월요일에 시작되나요?

그림 1. The cosmic marmony of the weekly cycle
그림 2.weekly 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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