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 땅’의 반복, 교육인가 정치인가

일본이 또다시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명시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오히려 묻고 싶다. 이것이 과연 교육인가, 아니면 정치의 연장인가.

일본 문부과학성이 검정을 통과시킨 교과서들은 하나같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독도는 일본 땅, 한국은 ‘불법 점거’ 국가. 표현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메시지는 단일하다. 다양한 관점은 없다. 반론도 없다. 오직 하나의 주장만이 ‘정답’처럼 제시된다. 이것이 교육이라면, 교육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다시 정의해야 할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서술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학습지도요령을 통해 기준을 만들고, 검정을 통해 걸러내며, 결과적으로 같은 방향의 교과서를 생산한다. 형식은 검정이지만, 실질은 유도에 가깝다. 개입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 서술의 변화는 더욱 노골적이다. 강제동원은 ‘열악한 환경’으로 희석되고, ‘강제연행’이라는 표현은 사라지고 있다. 단어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에서 단어는 곧 책임의 크기다. ‘강제’가 빠진 자리에는 책임의 공백이 생긴다. 그 공백을 채우는 것은 결국 망각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두고 ‘객관성’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불편한 사실을 완화하는 것이 과연 객관성인가. 책임을 흐리는 것이 중립인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선택이며,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분명 과거를 가볍게 만들고, 현재의 책임을 줄이는 쪽을 향하고 있다.

교과서는 미래 세대가 처음 접하는 ‘공식적인 역사’다. 그 역사에서 무엇이 강조되고 무엇이 지워지는지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기로 결정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금 일본 교과서가 하고 있는 일은 분명하다. 논쟁적인 사안을 ‘확정된 사실’처럼 가르치고, 불편한 과거는 ‘덜 불편한 표현’으로 바꾸는 것. 이는 교육의 이름을 빌린 서사 통제에 가깝다.

교육은 질문을 남겨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과서는 질문을 지우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도 분명하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기억을 설계하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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