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행복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기구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한국은 경제력과 기대수명 등 객관적 지표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사회적 관계와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와 갤럽, 옥스퍼드 웰빙 연구센터가 2026년 3월 20일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6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 점수는 6.040점(10점 만점)으로 조사 대상 147개국 중 67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계단 하락한 것으로, 2012년 관련 순위가 처음 발표된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세계행복보고서는 각국 국민이 스스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를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여기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건강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삶의 선택의 자유, 기부와 같은 관용 수준, 부패 인식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분석한다. 올해 순위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의 평균 점수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분석 결과 한국은 1인당 GDP와 기대수명에서는 세계 상위권에 속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원과 삶의 선택의 자유 항목에서는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기부 문화와 부패에 대한 인식 등 사회적 신뢰와 관련된 지표에서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핀란드는 7.439점으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아이슬란드(2위), 덴마크(3위), 스웨덴(5위), 노르웨이(6위) 등도 모두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스타리카는 4위에 오르며 중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톱5’에 진입해 주목을 받았다. 가족 중심의 강한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 문화가 높은 행복도의 배경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스라엘은 8위에 올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행복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를 보면 미국은 23위(6.816점), 일본은 61위(6.130점), 중국은 65위(6.074점)로 조사돼 한국보다 모두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최하위는 1.446점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연령별 조사에서는 25세 미만 청년층의 행복도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과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는 청년층의 행복도가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행복도가 단순한 경제 수준이 아닌 사회적 관계와 신뢰, 삶의 주관적 만족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질적 성장뿐 아니라 공동체 회복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