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 의료 공백 해소를 목표로 한 지역의사제 도입을 확정하면서,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서울을 떠나는 방안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부터 지역의사제를 도입한다. 의대 선발은 기존 일반 전형과 별도로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나뉘며, 해당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인근 시·군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이사 논의가 현실화되는 배경에는 지역의사제 전형의 지원 요건이 있다. 해당 전형은 의대 인접 지역에 거주하며 그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대전으로 이사해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할 경우, 충북대·건국대·충남대·건양대·을지대·단국대·순천향대 등 충남·충북·대전권 의대 진학이 가능해진다.
다만 현 중학교 1~3학년 학생의 경우 입시 예측 가능성을 고려해 고등학교 입학과 졸업만 해당 지역에서 이뤄지면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에 거주하던 중학생이 지역의사제 시행 지역으로 이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전형 지원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제도 설계로 지역의사제 전형을 겨냥한 이사 수요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3~24일 서울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경인권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역의사제 전형 포함 여부가 갈리는 구조라며 학부모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에 살더라도 구리로 고교 진학을 선택하거나, 중계동에서 의정부로 이동할지를 고민하는 사례가 실제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울권에서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거주지에 따라 의대 진학 기회가 갈리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의사가 되려는 의지나 사명감보다 주소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의사제의 구체적인 의무 복무 지역과 근무 기관 등은 하위 법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정부는 설 연휴 전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고, 지역의사제 운영 방안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