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들어 일본 전역에서 아시아흑곰(Asian black bear) 출몰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성 집계에 따르면 4월부터 7월 사이 목격 건수는 1만2067건으로, 2009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서식지 축소와 먹이 부족, 기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 기간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48건으로 최근 5년 평균 수준이지만, 주거지 인근 출현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특히 도심 주변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0월 13일 야마가타현 이이토요정에서는 83세 여성이 자택 부근에서 곰에 습격당해 팔과 등에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나가노현에서도 밤나무 열매를 줍던 고령 남성이 곰에 물려 골절상을 입었다. 나가노에서는 열흘 새 8건 이상의 목격 신고가 접수됐고, 초등학교 인근에서도 곰이 출몰해 주민 경계가 강화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국적으로 너도밤나무(ブナ) 도토리 작황이 부진해 먹이 확보가 어렵고, 이에 따라 곰이 산을 벗어나 인간 거주지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름철 이상고온 역시 행동 패턴과 번식 주기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산촌 인구 감소로 경작지가 방치되면서 곰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9월부터 시행된 개정 야생동물보호법을 통해, 도심 등 거주지 인근에서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발포를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지자체는 경고방송과 야간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폭죽·경고음 장치 등을 활용한 퇴치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환경성과 산림청은 올가을 도토리 결실 부진이 이어질 경우 곰의 도심 출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민 대상 조기 경보와 피해 방지 대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