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제법 무대의 쌍두마차…ICJ·ICC 동시 장악이 던지는 메시지

2025년, 국제법의 심장부 헤이그에서 일본이 전례 없는 위상을 구축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와 국제형사재판소(ICC) — 두 기관의 수장이 모두 일본인이다. 이는 국제법의 두 축을 일본이 동시에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ICJ는 유엔 헌장에 기반을 둔 국가 간 법적 분쟁의 최종 심급이다. 영토·해양경계·조약 해석 등 ‘국가 대 국가’의 책임을 다루며, 국제 질서의 법적 틀을 결정한다. 반면 ICC는 전쟁범죄나 집단학살처럼 ‘개인의 책임’을 묻는 상설 국제형사법정이다. 두 기관은 각각 국가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법의 정의를 구현하는 상징이자, 국제사회의 윤리적 기둥이다.

이 중심에 선 인물이 이와사와 유우지 ICJ 소장과 아카네 토모코 ICC 소장이다.
이와사와는 도쿄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거친 국제법 권위자로, 유엔 해양법재판소와 국제법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법을 통한 외교’를 실무로 구현해왔다.
아카네는 ICC 역사상 첫 아시아 여성 소장으로, 와세다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국제형사법을 전공했다. 성폭력·전쟁범죄의 처벌 강화 등 인권 중심의 국제법 적용을 주도해 “법의 인도주의적 확장”을 상징한다.

이 성취는 일본의 장기 전략의 결과다. 일본 외무성은 수십 년간 국제법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유엔, WTO, ICJ, ICC 등 주요 기구에 파견했다. 또한 ICJ 재정분담률 7%(세계 3위), ICC 15%(세계 1위)를 유지하며 ‘발언권을 사는 외교’를 실천해왔다.
이른바 “법치 외교(rule-based diplomacy)” — 군사력보다 규범력을 앞세운 일본식 외교철학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관전자 위치에 머물러 있다. ICJ나 ICC 재판관을 배출한 적이 없고, 국제분쟁이 발생하면 외국 로펌에 대응을 맡기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ICJ와 ICC는 단순한 심판대가 아니라, 국제 규범을 생산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무대다. 일본은 ‘규칙을 만드는 국가’로 올라섰지만, 한국은 여전히 그 규칙을 ‘따르는 국가’로 남아 있다.

국가 위상이 군사력보다 규범력으로 측정되는 시대다.
‘국제법을 이해하는 국가는 규칙을 만들고,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는 규칙을 따른다.’
한국이 진정한 선진 외교국가로 도약하려면, 국제법 전문인력 양성과 외교정책 연계, 국제기구 진출의 삼각축을 지금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일본의 ICJ·ICC ‘쌍두체제’는 자랑이 아니라 경고다 — 세계의 법과 질서를 누가 설계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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