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린이가 있는 풍경의 아름다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어린이를 키우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린이가 바글바글한 풍경을 본 것이 과연 최근 언제였을까? 우리는 일상에서 어린이들이 가득한 장면을 접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매스미디어에 비치는 사회의 모습은 고령화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고, 출연자들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져 간다. 그래서 오랜만에 아이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장면을 마주하면, 낯설 만큼 신선하고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얼마 전, 우연히 동네의 작은 행사에서 많은 어린이들을 한꺼번에 마주하게 되었다. 두 아이가 모두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어린이 관련 장소나 이벤트에 갈 일이 거의 없어, 그동안 어린이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린이들을 도와주는 어르신들의 모습까지 어우러지니, 마치 한 편의 풍경화처럼 사회의 이상적인 단면을 보는 듯했다.

실제로 도쿄에서도 어린이를 많이 보기는 어렵다. 2024년 도쿄도의 합계출산율은 0.96으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에 처음으로 1.00을 밑돈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출생아 수 자체도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며, 높은 미혼율, 양육 부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구조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응해 도쿄도는 무통분만 비용 지원, 보육료 무상화, 그리고 ‘018 서포트’(도내 거주 0세~18세 아동에게 1인당 매월 5,000엔 지급) 등을 시행하며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은 도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2024년 통계청 잠정치에 따르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8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의 0.55명에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하위다. 높은 주거비와 불안정한 일자리, 양육 부담으로 인해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아이를 낳아도 돌봄 지원이 충분치 않아 출산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지자체는 각종 출산 장려금과 돌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감 효과는 크지 않아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난제로 남아 있다.

오늘날 사회는 핵가족화, 높은 집값, 맞벌이와 독박 육아의 부담 속에서 세대 간 연결이 약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노인 세대는 고립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이는 결국 아이들의 존재가 줄고, 사회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어린이가 있는 풍경은 사회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뛰어놀며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 따뜻해지고 서로를 돌보는 힘도 커진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안정된 집과 일자리를 보장받을 때, 다시금 골목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질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어린이가 많은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또한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미래의 희망이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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